다시 엔화 900원 시대…일학개미 관심도 UP
거래금액도 7억달러 돌파하며 전월대비 52%↑
日 금리인상 전망 속 환차익 기대 상승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끝없이 하락할 것처럼 보였던 ‘엔 환율’이 다시 오르며 일본 증시에 대한 관심도 다시 확대하고 있다. 환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도 환 노출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모습이다.
28일 한국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일학개미(일본 증시 투자자)의 매수와 매도를 더한 거래건수는 3만 1806건으로 6월에 비해 13.25% 늘었다. 거래금액의 경우 매수는 지난 6월 4억 6958만달러에서 7억 1280만달러로 증가했고, 매도액은 6506억원에서 9875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원·엔 환율이 900원대를 회복하며 일본 증시로 다시 관심이 쏠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6일 원·엔 환율은 100엔당 901.77원에 거래됐다. 하루 전인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100엔당 906.41원까지 오르며 3개월여 만에 900원대를 회복했는데 이틀 연속 900원선을 지킨 것이다. 원·엔 환율은 4월 16일(902.74원) 이후 줄곧 800원 중후반 대에 거래됐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대하는 가운데 일본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커지면서 엔화 가치가 오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집권 자민당의 2인자인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은 최근 일본은행을 향해 “단계적 금리 인상을 포함해 통화정책 정상화 방침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일본 통화가치 하락이 이어지며 수입 물가 부담이 높아지는 상황이 지속하자 정치권이 직접 나선 것이다.
미국 대선 유력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달러와 엔화 약세에 문제를 제기한 점도 엔화 환율 상승 압력을 덜어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을 둔 논의를 진행한다. 지난 3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8년 만에 종결한 BOJ는 이후 금리 동결을 이어왔다. 시장에서는 이달 금정의에서 역시 BOJ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크게 점치면서도 금리 인상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엔화 가치가 오르는 건 일학개미에는 호재로 작용한다. 5~6월 원·엔 환율이 850원을 오갈 때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가 현재 주식을 판다면 100엔당 50원의 환차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 엔화 값이 상승하며 이달 들어 일본증시에 대한 일학개미의 투자도 활기를 타고 있다. 특히 일학개미는 이달 들어 미국 장기물 국채에 투자하는 상장주식펀드(ETF) 외에도 아식스와 도요타, 닌텐도, 도쿄일렉트론 등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엔화 환율이 장기적으로 강세를 띠며 환차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신윤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엔화의 강세를 한시적 이슈로 여길 수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도 엔저에 대한 정부 입장 전환, 내수 회복 기대, 달러 약세 등으로 절상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며 “하반기에는 엔화 수요 확대에 따른 절상 압력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일본 엔화로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ETF 역시 올 들어 두 자릿수 수익률 하락에 고전해 왔지만 7월 들어 다시 3% 상승하며 반전의 기회를 만들고 있다.
‘RIS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합성 H)’ ETF는 연초 이후 수익률은 마이너스(-) 11.04%이지만, 최근 한달 수익률은 1.77%다. 최근 한 달간 자금이 215억원 몰렸다. 올해 3월 상장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액티브(H)’도 상장 후 4개월간 수익률은 -3.97%이지만 최근 한 달 수익률은 1.22%로 올라온 상태이며 같은 기간 자금도 119억원이 유입됐다.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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