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래 그 사연] 모진 풍파에도 다시 돌아오길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예능프로그램 '지금 이 순간'에서 심수봉이 출연해 데뷔곡 '그때 그 사람'에 관한 루머에 대해 이야기해 화제가 됐다.
심수봉에게 이별을 고한 '그때 그 사람'이 누구냐는 것이다.
이 곡은 MBC 대학가요제 출전곡으로서 당시에 '그때 그 사람'의 주인공이 나훈아라는 소문이 있었다.
당시 심수봉은 교통사고를 당해 병실에 누워 있었는데, 나훈아가 측근들과 함께 찾아와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러줬고, 감사하고 애틋한 마음이 들어서 '그때 그 사람'이 탄생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근 예능프로그램 ‘지금 이 순간’에서 심수봉이 출연해 데뷔곡 ‘그때 그 사람’에 관한 루머에 대해 이야기해 화제가 됐다. 심수봉에게 이별을 고한 ‘그때 그 사람’이 누구냐는 것이다. 이 곡은 MBC 대학가요제 출전곡으로서 당시에 ‘그때 그 사람’의 주인공이 나훈아라는 소문이 있었다. 이전에 나훈아와 ‘여자이니까’를 듀엣으로 부른 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방송에서 심수봉은 나훈아가 맞다고 증언했다. 당시 심수봉은 교통사고를 당해 병실에 누워 있었는데, 나훈아가 측근들과 함께 찾아와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러줬고, 감사하고 애틋한 마음이 들어서 ‘그때 그 사람’이 탄생했다. 가사 중 “외로운 병실에서 기타를 쳐주고 위로하며 다정했던 사랑한 사람”은 나훈아였다.
심수봉은 이후 뛰어난 피아노 실력으로 당대 최고의 악단장이었던 엄토미에게 발탁돼 활동하다가 그의 주선으로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의 술자리에 갔다가 10·26사건을 현장에서 목도했다. 그녀는 큰 충격을 받았지만, 다시 1980년 영화 ‘아낌없이 바쳤는데’의 주제가를 제의받아 출연도 하고 ‘순자의 가을’이라는 노래도 불렀다. 그런데 이 곡은 제목에 당시 영부인의 이름인 ‘순자’가 들어간다는 이유로 다시 금지곡이 되는 바람에 노래를 부를 열망을 접어야 했다.
심수봉은 1984년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를 불러 재기할 수 있었다. 그는 방송에서 이 노래에 대한 사연을 공개했다. 그는 1980년대 초반 칩거하며 쓸쓸히 음악생활을 하던 중 인근에 어느 부인과 가까이 지냈다. 그 부인 남편의 직업은 마도로스로서 외항선을 타고 나가면 몇년 있다가 돌아와 부인과 며칠 지내고 외국으로 떠나곤 했다.
어느 날은 부인의 남편이 집에 돌아왔다가 다시 출항해야 하는 날이었다. 심수봉은 자신의 차로 부부를 바닷가까지 배웅해줬다. 출항을 앞둔 배 앞에서 남편이 부인을 꼭 안아주고 떠났고, 부인은 차로 돌아와 눈물짓는 광경을 보게 된 것이다. 이 사연을 노래로 만든 게 바로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였다. 남자를 배, 여자를 항구에 비유한 정통 트로트곡으로서 빅히트하며 심수봉의 재기를 알렸다.
심수봉은 방송에서 이제 살 만해졌다고 말했다. 모진 인생의 풍파를 겪으면서도 평생 노래로 사람들을 위로해줬으니 이제 신이 행복을 내려준 팔자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박성건 대중음악평론가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