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켈리… 끝내 모두가 ‘73승 경력’ 외면했다, 그렇다면 카스타노는 극적 생존할까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19년 LG에 입단해 올해까지 다섯 시즌 반을 뛴 케이시 켈리(35)는 뛰어난 기량과 더불어 성실한 자기 관리, 그리고 모범적인 생활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선수였다. 그는 한국 문화와 팀의 문화를 존중했고, 팬들의 사랑이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외국인 선수였다.
KBO리그에서 통산 163경기에 나가 989⅓이닝을 던진 켈리는 73승46패 평균자책점 3.25라는 뛰어난 성적을 남기고 이제 정들었던 LG와 KBO리그를 떠난다. LG는 켈리의 공헌도를 인정하면서도 올해 구위가 많이 떨어졌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리고 현지에서 눈여겨봤던 우완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29)가 시장에 나오자 접촉해 결국 계약했다.
강력한 구위를 가지고 있는 에르난데스는 LG의 후반기 잔여 일정 히든카드이자, 포스트시즌의 ‘1선발’로 기대를 모은다. 나이도 젊다는 점에서 내년까지도 내다본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외국인 선수 시장은 어쨌든 비즈니스 논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LG도 어쩔 수 없는 결단을 내리며 켈리를 떠나보냈다.
LG는 지난 7월 21일 켈리를 웨이버 공시했다. 일주일의 기간 동안 켈리의 영입을 원하는 팀들은 클레임(양수) 절차를 통해 뜻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예상대로 켈리를 데려가는 팀은 없었다. 역시 구위가 떨어져 있다는 것은 켈리의 공을 직접 쳐 본 다른 구단이 더 잘 알고 있었다. 켈리도 KBO리그 구단의 클레임을 기다렸지만, 결국 원하는 팀이 없었다. KBO는 웨이버 절차를 통과한 켈리를 28일 자유계약선수로 공시했다. 올해는 KBO리그에서 뛸 수 없다.
켈리는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현역 연장을 원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복귀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만큼 미국으로 돌아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할 수도 있고, 혹은 대만 무대 진출도 생각할 수 있는 선택지다. 대만 구단들이 최근 켈리를 유심히 지켜봤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또 하나의 흥미로운 케이스가 생겼다. NC가 28일 갑작스럽게 다니엘 카스타노(30)를 웨이버 공시한 것이다. 카스타노는 올 시즌 NC의 외국인 에이스감으로 영입한 선수였다. 올해 절정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카일 하트보다 오히려 영입 당시에는 카스타노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컸다. 그러나 카스타노는 그 기대치를 채우지 못한 채 근래 들어 고전했다.
카스타노는 시즌 19경기에서 111⅔이닝을 던지며 8승6패 평균자책점 4.35를 기록했다. 19경기에서 12번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거두기는 했고,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도 1.27로 나쁜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피안타가 많은 편이었고, 더 나아지기는커녕 그래프가 떨어졌다. 전반기 1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한 카스타노는 후반기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71로 부진하며 결국 NC의 ‘결단’을 재촉했다.
카스타노 또한 일주일간의 웨이버 절차를 거친다. 성적의 역순으로 카스타노를 영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일단 장점도 있기는 하다. 에이스급아니지만 2선발급으로 생각한다면 장점을 눈여겨볼 만하다. 좌완으로 빠른 공을 가지고 있고, 던질 수 있는 구종도 많다. 항상 내구성에 문제가 있었던 선수인데 올해 큰 부상은 없었다. 땅볼도 잘 유도하고, 피홈런도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다.
다만 원하는 팀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후반기 들어 구위가 더 떨어졌고, NC파크에서 평균자책점 2.68을 기록한 것에 비해 원정 경기에서는 1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30에 그쳤다. KIA(평균자책점 6.35), LG(9.58), 삼성(8.10), 두산(6.55) 등 상위권 팀들에게 매우 약했다는 것도 변수다. 새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때 기대할 만한 낯설음도 없다. 지금은 1선발을 원하는 팀들이 많지, 2선발급 투수들은 이미 각 구단에서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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