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아침] 서구 이름 바꾸기

경기일보 2024. 7. 2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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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서구(西區)가 새로운 구(區) 이름을 찾기로 했다.

이에 서구는 이름을 바꾸는 시점을 그때로 잡고 작업을 시작했다.

이 중 '서곶'은 조선시대에 석곶면과 모월곶면으로 나뉘어 있던 지금의 서구 지역을 1914년 일제(日帝)가 하나로 합치면서 '서곶면'이라 붙여 생긴 이름이다.

이 밖에도 서구의 새 이름으로 여러 다른 이름들이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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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용 연수문화재단 대표이사

인천시 서구(西區)가 새로운 구(區) 이름을 찾기로 했다. 동서남북 방향에 따라 붙인 이름이 지역의 역사나 정체성을 나타내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마침 인천시의 행정구역 통합·조정 계획에 따라 2026년 7월이면 지금 서구의 일부인 검단지역이 ‘검단구’로 독립해 나간다. 이에 서구는 이름을 바꾸는 시점을 그때로 잡고 작업을 시작했다. 2018년 인천의 남구(南區)가 미추홀구로 이름을 잘 바꾼 선례가 있으니 그를 따라 하면 별다른 어려움은 없을 듯하다.

남은 문제는 ‘새 이름을 무엇으로 정할 것인가’인데, 무엇이 좋을까. 오래전 이에 대한 주민 설문조사를 했을 때 ‘서곶구(西串區)’와 ‘연희구(連喜區)’, ‘청라구(靑蘿區)’ 등이 거론된 바 있다. 이 중 ‘서곶’은 조선시대에 석곶면과 모월곶면으로 나뉘어 있던 지금의 서구 지역을 1914년 일제(日帝)가 하나로 합치면서 ‘서곶면’이라 붙여 생긴 이름이다.

그 뒤로 이는 인천 사람들이 서구 일대를 가리켜 흔히 부르던 이름이 됐고, 1988년 서구가 북구에서 독립할 때 ‘서구’가 아니라 ‘서곶구’로 부르자는 의견도 꽤 많았다고 한다. 지금도 나이 든 인천 사람들 중에는 중·동구 등 원도심 사람들이 옛 서구 일대를 부르던 이름 ‘개건너’와 함께 ‘서곶’이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연희’는 조선시대부터 불리던 동네 이름인데, ‘늘어진 땅’이라는 뜻을 가진 것으로 본다. 우리말 땅 이름을 한자로 쓸 때 ‘늘어졌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 흔히 ‘於(늘 어)’나 ‘連(늘일 연•련)’, ‘延(늘일 연)’ 등을 썼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자를 이용해 우리말을 나타내던 방식을 ‘한자 차용(借用) 표현’이라 하며, 뒷글자 ‘喜(희)’는 별다른 뜻은 없이 발음의 편리함을 위해 붙인 것으로 해석한다. 연희동은 근처에 있는 철마산(천마산)과 승학산이 아래로 늘어진 땅에 생긴 동네이기에 이런 표현을 쓴 것이다.

‘청라’는 예전에 서구 앞에 있었던 섬 청라도에서 비롯한 이름으로, ‘파랗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섬은 넝쿨이 많은 푸른 색깔의 나무들이 많아 멀리서 보면 파랗게 보였다. 그래서 동네 사람들은 이 섬을 ‘파랗다’는 뜻에서 ‘파렴’이라 불렀다고 하며,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도 ‘巴羅(파라)’라는 이름으로 나와 있다. 이는 ‘파랗다’는 우리말 이름과 발음이 같은 한자를 끌어다 쓴 한자 차용 표현이다.

이 밖에도 서구의 새 이름으로 여러 다른 이름들이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최종 결정은 물론 주민들의 의견을 따를 일이고, 서구도 공모(公募)를 통해 그럴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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