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민 “막판 사지 타들어가는 느낌” 불리한 1번레인서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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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50m는 사지가 타들어 가는 느낌이었다. 올림픽 메달을 위해 견뎌야 할 무게라고 생각하고 버텼다."
한국 수영 선수로는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따낸 김우민(23)은 시상식이 끝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서 이렇게 말했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한국 수영 선수는 '마린 보이' 박태환(35·은퇴)에 이어 김우민이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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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수영 자유형 400m 동메달
박태환이후 12년만에 메달 안겨
3년전 도쿄올림픽 단체전 예선탈락
호주 전지훈련 등으로 기량 급성장
팔목에 새긴 올림픽의 꿈 김우민이 28일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선 레이스를 마친 뒤 왼쪽 주먹을 든 채 기뻐하고 있다. 김우민은 2021년 도쿄 올림픽이 끝난 뒤 ‘다음 올림픽 때는 시상대에 서겠다’고 다짐하며 왼쪽 팔목에 오륜기 문신을 새겼다. 파리=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
“마지막 50m는 사지가 타들어 가는 느낌이었다. 올림픽 메달을 위해 견뎌야 할 무게라고 생각하고 버텼다.”
한국 수영 선수로는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따낸 김우민(23)은 시상식이 끝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서 이렇게 말했다.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 있던 김우민은 “시상식까지도 잘 참았는데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모든 걸 보상받는 기분이 들어 감정이 동요됐던 것 같다. 부끄럽지만 메달을 따고 울었으니 괜찮다”며 활짝 웃었다.
김우민은 28일 열린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42초50으로 루카스 메르텐스(23·독일·3분41초78), 일라이자 위닝턴(24·호주·3분42초21)에 이어 3위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한국 수영 선수는 ‘마린 보이’ 박태환(35·은퇴)에 이어 김우민이 두 번째다. 2008년 베이징 대회 때 남자 자유형 400m 금, 200m 은메달을 차지한 박태환은 2012년 런던 대회 때도 두 종목 은메달을 가지고 돌아왔다.
‘가장자리’에서 얻은 값진 수확이었다. 예선을 7위로 통과한 김우민은 전체 8개 레인 중 가장 왼쪽인 1번 레인에서 결선 레이스를 벌였다. 여러 명이 동시에 헤엄치는 경영에서는 선수들이 만든 물살이 양 끝으로 퍼져 나가기에 가장자리일수록 불리하다. 또 수영 선수들은 레이스 도중 특정 방향(주로 오른쪽)으로만 숨을 쉰다. 맨 끝에 있는 1, 8번 레인은 50m 구간을 왕복하는 동안 절반은 벽을 보고 헤엄쳐야 하는 것. 이 때문에 경쟁 선수들의 페이스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김우민은 결선 참가 선수 8명 중 가장 빠른 출발 반응속도(0초62)로 이를 극복했다. 다만 수영장 가운데인 4번 레인에서 선두로 치고 나온 메르텐스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메르텐스는 350m 구간까지 세계기록(3분40초07)보다 0.77초 앞선 속도로 헤엄쳤다. 김우민은 350m 구간까지 2위 자리를 지켰지만 벽을 보고 헤엄친 마지막 50m 구간에서는 뒷심 부족으로 6위(28초14)에 그쳤다. 그 바람에 2위 자리는 내줬지만 4위 새뮤얼 쇼트(21·호주·3분42초64)를 0.14초 차이로 제치며 동메달을 확정했다.
김우민은 3년 전 도쿄 올림픽 때만 해도 개인 종목 출전권을 따지 못한 선수였다. 단체전인 계영 800m 결과도 예선 탈락이었다. 하지만 김우민은 도쿄 올림픽 이후 호주 전지훈련 등을 통해 꾸준히 기량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올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딴 데 이어 올림픽 시상대에도 오르며 ‘월드 클래스’로 우뚝 섰다.
그래도 김우민은 여전히 만족하지 못한다. 김우민은 “박태환 선배는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면서 “동메달로 만족하지 않겠다. 4년 뒤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때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겠다”고 다짐했다.
파리=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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