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 마인드와 악바리 근성으로 3관왕 첫 단추 끼운 임시현

긍정 마인드와 악바리 근성.

항저우에 이어 파리 올림픽 무대에서도 금메달을 쏘아 올린 스물한 살 '신궁' 임시현(한국체대)의 원동력입니다.

임시현은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전훈영(인천시청), 남수현(순천시청)과 함께 단체전 우승을 만들어냈습니다.

임시현은 2년 전까지만 해도 팬들 사이에선 무명에 가까웠던 선수였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주요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1군으로 처음 선발되더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에 오르며 '신데렐라'로 떠올랐습니다.

아시안게임에서 양궁 3관왕이 탄생한 건 37년 만의 일이었습니다.

임시현은 갑작스러운 성공에 취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체대 김문정 코치의 조련 아래 활솜씨를 더욱 갈고닦았고, 올해도 국가대표 1군에 선발전 1위로 당당히 뽑혀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 서게 됐습니다.

대표팀에서도 3시간의 아침 훈련, 5시간의 낮 훈련을 거르지 않았습니다.

밤에는 홀로 웨이트 트레이닝과 개인 슈팅 훈련을 했습니다.

매일 24시간 활, 그리고 파리 올림픽만 생각했던 임시현은 지난 25일 진행된 랭킹라운드에서 세계신기록(694점)을 작성하며 1위에 올랐습니다.

금메달 결정전에선 최강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의 '에이스'다운 실력을 뽐내며 올림픽 여자 단체전 10연패 신화 작성에 이바지했습니다.

양궁 대표팀 김문정 코치는 "끊임없이 스스로 도전하고, 안 되면 될 때까지 하는 승부근성이 임시현이 아시안게임 뒤에도 지금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활을 잡은 임시현은 어릴 적부터 고향인 강원 강릉을 떠나 원주(북원여중), 서울(서울체고)에서 유학 생활을 했습니다.

어린 나이부터 홀로서기를 하면서 마음을 차분히 다스리는 법을 깨우쳤습니다.

뭔가 잘 안 풀릴 때면 변명하지 않고, 스펀지처럼 지도자의 가르침을 흡수했습니다.

자신의 실력에 대한 자부심은 강하지만, 쓸데없는 고집이 없다 보니 또래 중 누구보다도 빠른 속도로 성장해왔습니다.

임시현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김문정 코치에게 "왕관을 꼭 지키도록 해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임시현은 8월 2일 김우진(청주시청)과 함께 혼성 단체전에서 두 번째 금메달에 도전하고, 3일 결승전이 열리는 여자 개인전에도 출격합니다.

(사진=연합뉴스)

김진우 기자 hitrun@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