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열대야 벌써 10일… 밤이 무서워

김윤주 기자 2024. 7. 29.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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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온다습한 남풍에 전국 열대야
서울 전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리며 더운 날씨를 보인 24일 저녁 한 어린이가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올여름 잠을 설치는 무더운 밤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27일까지 서울에서 열대야가 나타난 날은 총 10일로, 작년 7월 말까지 발생한 열대야 일수(10일)와 같았다. 앞으로 며칠간 열대야가 계속되면 작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폭염 일수가 많아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된 2018년의 7월 열대야(12일)에 육박하고 있다.

열대야는 오후 6시부터 이튿날 오전 9시 사이 기온이 25도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 것을 뜻한다. 서울에는 지난달 21일 기상 관측 시작(1907년) 이래 가장 빠른 열대야가 나타났고, 이달 들어 9일간 발생했다.

열대야는 전국 곳곳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기 수원은 현재까지 지난해 7월(1일)보다 6배 많은 6일간 열대야가 발생했고, 대구는 4배인 12일, 광주광역시는 2배 이상인 11일간 나타나고 있다. 올해 7월 1~27일 비교적 서늘한 지역을 포함해 전국 62개 관측 지점을 평균한 열대야 일수는 6.3일로, 평년(30년 평균)값 2.7일의 2.3배에 달했다.

그래픽=이철원

과거 10~20년 전만 해도 열대야는 7월보다 8월에 더 많이 나타났다. 최근 몇 년 사이엔 열대야 일수 기준으로 7월 열대야가 8월에 근접하거나 더 많이 나타나는 해도 있다. 기후변화로 여름이 길어진 탓에 열대야도 더 일찍 나타나는 것이다.

28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 파라솔이 늘어선 가운데 피서객들이 바다를 즐기고 있다. 27일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부산의 최저기온은 27도를 기록해 열대야(밤 최저기온 25도 이상)가 나타났다. /김동환 기자

특히 올 들어서는 낮에 햇빛으로 달궈진 온도가 밤에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밤에도 계속 한반도로 뜨거운 남풍이 불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올여름은 비 오고 흐린 날이 많아 햇빛보다 뜨거운 남풍이 열대야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도깨비 장마’와 잦은 소나기로 밤에도 습도가 최대 80~90%로 높게 유지되고 있다. 습도가 높으면 땀이 잘 증발되지 않아 같은 온도라도 더 덥게 느껴진다. 습도가 55%에서 10% 오를 때마다 체감온도가 1도 올라간다.

문제는 갈수록 높아지는 한반도 기온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27일 밤부터 28일 새벽 사이 전국 곳곳에서 역대 가장 높은 일 최저기온이 나타났다. 충남 보령은 최저기온이 28.2도로 종전 최고치인 2001년 8월 2일의 28도를 넘었다. 전남 고흥(27.9도), 충남 서산(27.6도), 전남 강진(27.4도), 전북 남원(27.3도), 인천 강화(27.3도), 경북 봉화(24.3도)에서도 최저기온 최고 기록이 깨졌다.

무더위와 열대야는 이번 주 내내 계속될 전망이다. 현재 강원 태백과 제주 산지를 제외한 우리나라 거의 전체에 폭염 특보가 내려져 있다. 기상청은 이번 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일 것으로 예보했다. 강원 영동에서는 29~30일 최저기온이 29도로 예보됐다.

열대야가 나타날 때는 잠자기 1~2시간 전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해 몸을 식히는 것이 도움이 된다. 격한 운동은 취침 4시간 전에 마치는 것이 좋다. 몸의 긴장도가 높아져 잠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늦은 저녁 수박·음료·맥주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소변을 자주 마렵게 해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더워서 잠이 오지 않는다면 잠시 일어나 몸을 식힌 뒤 다시 눕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 등 전자 기기를 사용하며 계속 누워 있는 것은 좋지 않다.

밤에 에어컨을 틀 때는 30분~1시간 뒤에 자동으로 꺼지도록 예약 설정을 해두는 것이 좋다. 실내 온도는 24~26도 정도가 적당하다.

덥다고 에어컨을 밤새 틀어 놓으면 냉방병에 걸리기 쉽다. 냉방병은 두통·콧물· 재채기·코막힘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위장 장애, 생리통 등을 유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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