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올림픽 깃발 아래…선수들은 죽을맛

박효재 기자 2024. 7. 2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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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재활용·재생 에너지 공급 등 노력 돋보이지만
폭염에도 냉방없어 선수들 탈진 우려 속 경기 강행
산호초 파괴·천문학적 프로젝트 비용 논란도 여전
대한민국 올림픽 선수단이 27일 개회식에서 배를 타고 퐁네프 아래를 통과하고 있다. 파리 |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024년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서 각국 선수단은 센강을 따라 보트를 타고 들어왔다. 파리의 랜드마크를 대회 안으로 끌고 들어오며 생활 속 스포츠를 강조했다. 동시에 역사상 가장 친환경적인 올림픽으로 거듭나려는 노력도 한층 주목받게 됐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탄소 발자국을 이전 대회 대비 50% 줄이고자 한다. 올림픽 역사상 전례 없는 시도다. 지열 및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한 선수촌 건설이 대표적이다. 대부분 경기장은 기존 시설을 활용하거나 임시 구조물로 대체했다. 새로운 건축물로는 생드니의 아쿠아틱 센터가 유일한데, 재활용 소재와 저탄소 배출 건축 기법으로 지어졌다. 이 센터는 대회 이후에도 지역 사회에 유용한 시설로 활용될 예정이다.

대회 기간 사용할 전력은 100% 재생 가능 에너지로 공급된다. 대규모 국제 행사에서는 매우 드문 시도로 환경 보호에 대한 파리 올림픽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경기장과 선수촌은 전력망에 연결되고, 임시 시설에도 재생 에너지가 공급된다. 전력 사용 최소화, 바이오 연료와 배터리 사용으로 환경 오염 저감에 주력하고 있다.

음식 부문에서도 지속 가능성을 추구한다. 식물성 재료 비율을 두 배로 늘리고, 현지 농산물을 활용해 음식물의 탄소 발자국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1300만개의 식사 중 80%는 현지 조달 재료로 구성되는데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음식물 쓰레기 감소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파리 올림픽은 순환 경제 원칙을 채택해 자원의 재사용과 재활용을 극대화한다. 경기장 내부의 가구, 장비, 구조물 등 대부분 자재는 대회 후에도 재사용되거나 재활용된다. 이는 대회 이후의 환경 영향까지 고려한 장기적 계획의 일환이다.

그러나 여름철 불볕더위 우려는 여전하다. 기후 변화로 인한 파리의 평균 기온 상승으로 열사병과 탈진 위험이 커지고 있어 조직위는 다양한 열 관리 대책을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경기장에 냉방 시스템이 없어 그늘 제공, 물 공급, 응급 의료 서비스 등의 조치가 필수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치가 충분한지 의문을 제기하면서 경기 일정 조정과 더 나은 냉방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환경 보호와 선수 및 관중의 안전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지를 보여준다.

준비 과정의 일부 문제들도 논란이 되고 있다. 타히티 테아후포 해변의 새 서핑 심판 타워는 현지 주민과 과학자들의 반발을 샀다. 독특한 산호초 지형 파괴 우려 때문이다. 조직위는 계획을 수정했지만, 여전히 일부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센강 수질 개선을 위한 15억달러(약 1조9459억) 규모 프로젝트도 논란을 일으켰다. 지역 주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고, 단기적 홍보 효과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화학 물질과 기계 사용이 수중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프로젝트 비용이 과도하며, 다른 환경 보호나 사회 복지에 사용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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