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에 무대 위에서 피어난 '베르사유의 장미'[TF리뷰]
이케다 리요코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EMK의 창작 뮤지컬
10월 13일까지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는 오스칼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진정한 자유와 사랑 그리고 인간애를 프랑스 혁명이라는 장중한 역사의 흐름과 함께 담아낸 작품으로, 이케다 리요코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EMK의 여섯 번째 창작 뮤지컬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귀족 저택만 노려 물건을 훔치는 흑기사가 등장한다. 이에 오스칼은 앙드레를 흑기사로 위장시켜 진짜 흑기사를 유인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그러면서 오스칼은 점차 귀족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되고 진정한 군인의 사명을 다하고자 국민의 편에 서기로 결심한다.
이렇게 작품은 원작 속 주인공 마리 앙투아네트가 아닌 그의 근위대장 오스칼을 비중 있게 그려낸다.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아버지에 의해 남자의 삶을 살게 된 그가 미처 몰랐던 현실을 마주하면서 주체적인 삶을 살겠다는 의지를 품게 되는 과정은 관객들에게 세대를 뛰어넘는 울림을 준다. 원작을 본 관객들이라면 비교하는 재미를 느끼고, 원작 세대가 아닌 관객들은 새로운 뮤지컬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다.
고은성은 자르제 가문의 하인으로 신분의 차이 때문에 오스칼을 향한 마음을 숨긴 채 그의 곁을 지키는 앙드레 그랑디에로 분한다. 때로는 다정함을 때로는 묵직함을 장착한 그는 '이대로 아침까지' '너라면' '독잔' 등을 무리 없이 소화하며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한다. 하지만 앙드레 그랑디에가 오스칼 곁에서 늘 공기같이 존재하는 인물 그 이상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기 때문에 배우의 열연에도 캐릭터 자체가 크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여기에 오스칼을 좋아하는 마음을 애써 감추는 로자리 라 모리엘과 마리 앙투아네트의 총애를 받아 권력을 손에 쥐는 마담 드 폴리냑 등 주변 인물의 이야기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 휘몰아치는 전개 속에서 여러 캐릭터의 서사가 다뤄지니 극이 전개될수록 집중력이 떨어지기도.
이 가운데 무대 디자인은 웅장함과 화려함의 끝을 내달린다. '베르사유의 장미'는 그동안 EMK의 경험을 집약시킨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등장인물마다 서사와 특성을 부여한 의상과 소품은 프랑스 절대왕정 시대의 화려한 귀족과 정반대의 삶을 살았던 평민들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작품의 메시지를 한층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또한 뮤지컬 최초로 사용된 레이저 다중 고정 장치가 여러 방향으로 빛을 조정하며 영리한 무대 활용을 선보여 시선을 사로잡는다.
원작은 1979년 연재 이후 누적 2000만 부 이상 판매된 히트작이다. 1974년부터 2014년까지 일본 다카라즈카 극단에서 공연돼 500만 명의 관객을 돌파했고 국내에서는 1993년 애니메이션 방영 당시 최고 시청률 28%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은 만화에서 뮤지컬로 재탄생한 '베르사유의 장미'는 10월 13일까지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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