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22] 비욘세 그리고 카멀라 해리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시대 이후 그의 뒤를 잇는 팝음악의 챔피언을 단 한 명만 지명한다면 그 왕좌는 누구의 것일까? 아마도 가장 많은 투표는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출신의 여성 뮤지션 비욘세에게 향할 것이다.
데뷔 이후 모든 정규 앨범을 발매 첫 주에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올려 놓은 인물, 199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무려 네 번의 10년대(decade)에 걸쳐 정상을 차지한 인물. 비욘세는 음악시장을 완전히 석권한 뮤지션이면서 동시에 강력한 사회적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행사해 온 파워 우먼이다.
오랜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의 음악 잡지 롤링 스톤은 비욘세를 다음과 같이 간결하게 정의하며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가수 8위에 올려 놓았다. “비욘세의 목소리에는 흑인 음악의 모든 역사가 담겨 있다.” R&B에서 힙합에 이르는 흑인음악의 빛나는 고갱이를 순정하게 끄집어내는 동시에 비욘세는 흑인 여성의 인권과 다양한 마이너리티에 대한 공감을 놓치지 않는다.
그의 피부색에서는 미국 근대사의 고단한 인종 문제가 녹아 있다. 영업 사원이었던 그의 아버지는 전형적인 아프리카계 미국인이고 그의 어머니는 프랑스 백인과 흑인 노예 사이의 혼혈을 의미하는 크리올의 후손이다. 그의 이름에 보이는 프랑스어의 흔적은 바로 이와 같은 가계에서 기인한다.
조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이후 지명이 거의 확정적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또한 자메이카 태생의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아버지와 첸나이 출신의 인도계 미국인인 어머니 아래 태어났다. 산스크리트어로 연꽃이라는 뜻을 가진 카멀라는 힐러리 클린턴에 이어 두 번째 여성 대선 후보이며 버락 오바마에 이어 두 번째 비백인 후보다. 그리고 카멀라가 자신의 대선 캠페인 송으로 선택한 노래는 다름 아닌 비욘세의 이 노래다. “내가 이 사슬을 부술 거야/더 이상 나의 자유가 지옥 속에서 썩어가도록 놔둘 순 없어(I break chains all by myself/Won’t let my freedom rot in h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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