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못한 사고 걱정 ‘뚝’…대비 훈련 받아볼까
‘전북도119안전체험관’ 방문객 북적
생존수영·물에 빠진사람 구조 배워
전문장비 없이 구출하는 요령 훈련도
길고 긴 장마가 끝나가고 진짜 여름이 찾아오고 있다. 설레는 맘으로 바다·계곡에 달려가기에 앞서 꼭 배워야 할 내용이 있다. 바로 물놀이 안전수칙이다. 사고는 예고 없이 찾아오는 법. 수영을 할 줄 모르는 기자가 23일 ‘전북도119안전체험관’을 찾아 물놀이 안전교육을 직접 받아봤다.
이 체험관은 전북 임실군 임실읍에 있는 전국 최대 규모(약 9만9000㎡)의 안전교육시설이다. 물놀이안전체험장·재난종합체험동 등 5곳의 교육장이 있으며, 올해에만 약 13만명이 방문을 예약할 정도로 인기다. 지진·화재 등 각종 안전사고 예방법도 배우고 놀이도 즐길 수 있어서다. 특히 물놀이안전체험장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매일 300명가량 방문객이 찾아온다. 각 체험은 체험관 누리집에서 예약할 수 있으며 수영복과 세면도구, 여벌 옷 정도만 가져가면 된다. 체험장을 찾은 이기덕씨(41·세종시 보람동)는 “다양한 재난상황을 대비해 훈련할 수 있어 찾아왔다”며 “물을 무서워하는 사람도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체험이 많아 좋았다”고 말했다.
들뜬 맘으로 준비운동을 시작했다. 이날 교육을 맡은 이선민 교관(40)은 “물놀이 중 예기치 못한 사고가 일어나면 건강한 성인도 당황하기 마련”이라며 “충분한 준비운동과 안전교육만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갑작스럽게 물에 들어가면 심장마비나 근육 경련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인 기준 최소 5∼10분 이상 스트레칭해 근육을 늘려줘야 한다. 심장에서 먼 손목·발목부터 목까지 꼼꼼하게 풀어준 뒤 체험에 임했다.
먼저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하는 교육을 받았다. 튜브나 전문 구조장비가 없을 때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교육이다. 두명이 짝지어 물에 빠진 사람과 구조자 역할을 맡았다. 구조자는 물놀이 때 흔히 볼 수 있는 페트병이나 질소가 든 과자 봉지를 줄에 묶고, 물에 빠진 사람이 잡을 수 있도록 던진다. 물놀이 현장에 긴 밧줄이 없다면 신발끈을 이어 사용하자. 신발끈 하나당 약 1m 길이의 줄을 확보할 수 있다.
던지는 방법도 중요하다. 물에 빠진 사람은 주변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팔이나 다리에 줄이 걸릴 수 있도록 몸을 살짝 넘어가게 던져야 한다. 줄이 물속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한쪽 끝을 밟은 상태에서 뒷걸음질하며 온몸에 힘을 주고 천천히 당긴다. 아이스박스나 둥글게 만 돗자리도 응급상황엔 튜브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다음으론 생존수영을 배웠다. 몸에 힘을 완전히 빼고 물에 뜨는 연습이다. 발을 수영장 가장자리의 덱에 걸치고 물 위에 큰 대(大) 자로 누웠다. 핵심은 호흡이다. 숨을 최대한 들이마신 상태에서 폐에 공기를 절반 이상 유지한다. 폐 속 공기로 부력을 얻기 위해서다. 무의식중에 목을 수면 위로 들었더니 오히려 더 가라앉아 물만 먹었다.
“물 위에서 잔다고 생각하시고 고개를 뒤로 젖히세요. 코 말곤 전부 잠긴다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목 뒤를 받쳐주는 손과 함께 교관의 목소리가 들렸다. 힘을 빼고 호흡에만 집중했더니 가라앉던 몸도 점차 안정을 찾았다.
물과 조금 친해질 무렵, 마지막 익수사고체험장으로 이동했다. 깊은 물에 빠졌을 때 대응법을 배우는 시간이다. 약 2m 깊이 풀장에 들어가자 발이 바닥에 닿지 않았다. 구명조끼를 입었는데도 온몸이 굳어왔다. 이럴 땐 당황하지 말고 숨을 참고서 발이 바닥에 닿을 때까지 내려갔다가 박차고 올라오길 반복해야 한다. 물 밖으로 나올 때마다 숨을 들이마시고 조금씩 옆으로 이동한다. 적당히 얕은 곳에 왔다면 물 위에 누워 나비가 날갯짓하듯 손으로 물을 끌어내리면서 빠져나간다. 이 자세를 ‘나비자세’라고 하는데 코와 입에 물이 들어가지 않으면서도 체력 소모를 줄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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