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총잡이 오예진, 레몬맛 캔디 먹고 金 '명중'
243.2점으로 올림픽 新
김예지 1.9점 차로 따돌려
"우승하는 상상 현실이 돼
엄마와 함께 마라탕 먹고파"
◆ 2024 파리올림픽 ◆
오예진이 2024 파리올림픽 한국 사격 첫 금메달을 명중시켰다. 생애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자신의 인생 경기를 펼친 그는 대회 신기록까지 경신하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오예진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대회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243.2점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한 그는 2위 241.3점의 김예지를 1.9점 차로 따돌리고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2005년생 오예진은 중학교 1학년 때 우연히 사격을 시작했다.
친구들과 함께 테스트를 보러 갔다가 사격에 푹 빠진 그는 사격 선수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오예진이 주목받기 시작한 건 여자 고등부 권총 9개 대회를 제패한 지난해부터다.
국제대회에서도 두 차례 정상에 오르며 한국 권총의 미래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번 대회 금메달 후보로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올림픽과 같은 큰 무대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뚜껑을 열어보니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왔다. 그는 예선부터 메달 색깔이 결정되는 마지막 순간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사격 시작 6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값진 결과를 만들어냈다.
10m 공기권총 결선은 선수 8명이 1·2스테이지에서 총 10발을 쏜 뒤 2발씩 단발 사격해 최저점을 기록한 선수부터 1명씩 탈락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발당 만점은 10.9점이다.
첫발부터 10.7점으로 고득점을 쏴 첫 단추를 잘 끼운 오예진은 10.8점과 10.2점, 10.6점 등 4발 연속으로 10점대를 기록했다. 5발째에 9.9점으로 처음 10점대에서 내려온 그는 6발째 8.7점으로 다소 영점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오예진이 잠시 주춤한 사이에 김예지가 치고 올라왔다. 10발까지 사격을 마쳤을 때 오예진은 101.7점으로 1위에 자리했다. 김예진은 0.2점 뒤진 101.5점으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오예진과 김예지는 한 명씩 탈락하는 12발 이후에도 둘이서만 엎치락뒤치락하며 금메달 경쟁을 벌였다. 마지막 두 발을 남기고 오예진은 222.6점으로 1위, 김예지는 0.8점 뒤진 221.8점으로 2위에 포진했다.
두 선수의 희비는 첫발에서 엇갈렸다. 김예지가 9.7점에 그치는 사이 오예진은 10.0점을 쏴 금메달을 예약했다. 마무리도 완벽했다. 10.6점을 명중시킨 오예진은 243.2점을 완성했다. 오예진은 2020 도쿄대회에서 비탈리나 바차라시키나(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세웠던 합계 240.3점을 뛰어넘고 새로운 올림픽 기록을 세웠다.
한국 사격은 2012년 런던대회 남자 50m 권총 진종오, 최영래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단일 종목 금메달과 은메달을 석권하는 감격도 누렸다. 시상대에 나란히 오른 오예진과 김예지는 서로를 얼싸안으며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 기쁨을 나눴다.
오예진은 "파리에 오기 전부터 결선 마지막 발을 쏘고 금메달을 차지하는 걸 계속 상상했다. 꿈이 현실이 돼 정말 기쁘다"며 "마지막 발에 높은 점수를 따낼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이건 들어갔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안전기를 끼우고 돌아서서 크게 소리를 질렀다"고 웃으며 말했다.
경기장 입장 5분 전에 새콤달콤한 레몬맛 사탕을 먹는 독특한 루틴이 있다고 밝힌 오예진은 어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반려동물로 사모예드를 키우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고향인 제주도에 돌아가면 엄마와 함께 마라탕을 먹을 것이다. 또 사모예드를 집에서 키우고 여유롭게 산책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대회 한국선수단의 최연소 선수인 반효진(17)은 같은 날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 개인전 본선에서 634.5점을 기록했다.
이날 작성한 634.5점은 2020 도쿄대회에서 자네트 헤그 뒤스타드(노르웨이)가 기록한 이 종목 본선 최고 기록(632.9점)을 1.6점 경신한 새로운 올림픽 기록이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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