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괴함으로 가득찼던 개회식"…IOC, 결국 영상 내렸다 [2024 파리올림픽]

[2024 파리올림픽]
목 잘린 앙투아네트부터 드래그 퀸까지
다양한 성(性) 정체성 표현하려 했지만
"과도한 연출" 지적

술과 욕망의 신 '디오니소스'로 분한 프랑스 가수 필립 카테린이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서 공연하는 모습. /X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적지 않은 논란을 야기한 2024 파리올림픽 개회식 동영상을 미디어 플랫폼에서 삭제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국 언론이 28일(한국시간) 보도했다.

IOC의 유튜브 채널을 보면, 2012 런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은 물론 1998년 나가노,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회식 동영상 전체 버전이 남아 있지만, 파리 올림픽 개회식 영상은 삭제됐다.

데일리메일은 IOC와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 모두 삭제 사유와 관련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올림픽 사상 최초로 경기장이 아닌 야외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개회식은 센강을 중심으로 한 파리시 전체를 배경으로 프랑스의 유구한 역사와 추구하는 이념 등을 창의적인 문화 예술 공연으로 풀어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2024 파리올림픽 개회식의 한 장면. 남성, 여성, 양성애자가 함께 등장한다. /X

그러나 다양한 성(性) 정체성을 평등하게 대우하는 프랑스 특유의 포용성을 앞세운 '열린 올림픽'을 표방한 영향에 과도한 연출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장면들도 적지 않았다.

여장을 한 남성 무용수들, 거의 알몸을 드러낸 가수, 핏빛 창가에 선 목이 잘린 마리 앙투아네트까지 선정적인 장면들이 다수 나왔다. 행사 도중 상영된 사전 제작 영상에선 남성·여성·성소수자로 추정되는 인물 세 명이 계단을 뛰어올라 한 방에 들어가 성관계를 연상시키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게다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화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공연에서 여장 남자(드래그퀸) 출연자들이 '최후의 만찬' 속 예수의 사도로 등장한 장면은 기독교계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대한민국을 북한으로 잘못 부르고, 올림픽 오륜기가 거꾸로 게양되는 등 세밀하지 못한 진행도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