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으로 물든 해수욕장…파래 때문에 ‘개점 휴업’
[앵커]
찜통 더위가 이어지는 요즘이 전국 해수욕장 최대 성수긴데요.
제주 서귀포의 한 해수욕장이 온통 파래로 뒤덮이면서 피서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백사장이 온통 초록색으로 뒤덮였습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바닷속은 수풀이 우거진 풀숲 같습니다.
해변의 현무암까지 점령한 건 해조류 파랩니다.
파도에 밀린 파래가 성인 발목 높이까지 쌓여 있는데요.
그대로 방치되면서 악취가 진동하고, 표면이 하얗게 썩어 있습니다.
[장민근/서울시 목동 : "파래가 너무 많아서 사실 좀 들어가기 힘들었고요. 그리고 냄새? 악취 같은 것도 좀 나서 물놀이하기엔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피서철 성수기를 맞았지만 해수욕장 하루 평균 방문객은 50명 수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탭니다.
[이소윤/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 "해수욕장 기능을 아예 못하고 있다 보니까 사람도 하나도 없고. 주변에 장사하시는 분들도 너무 힘들어하시고."]
해수욕장이 파래로 잠식되기 시작한 건 인근 항에 방파제가 들어선 20여 년 전입니다.
해안으로 들어온 바닷물이 인공 구조물에 막혀 잘 빠져나가지 못 하는 데다 양식장 배출수에 고수온 현상까지 겹쳐 아열대성 식물인 파래 서식에 최적의 조건이 만들어진 겁니다.
2022년 파래가 발생한 누적 면적은 369만㎡로, 축구장 500여 개 규모에 달합니다.
제주도는 해마다 1억 천만 원을 마을회에 지원해 파래 수거에 나섰지만 역부족입니다.
[한성민/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리 이장 : "7, 8월에 그 돈으로 다 해버리면 3월부터 9, 10월은 예산이 없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문제점이 많고."]
파래가 환경은 물론 지역 경제에까지 피해를 주면서 근본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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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서연 기자 (asy01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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