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사수들의 힘' 김예지, 금지현 이어 銀 쐈다[파리 2024]

김주희 기자 2024. 7. 28.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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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격 대표팀의 '엄마 사수들'이 나란히 메달을 목에 걸고 딸을 만나게 됐다.

김예지와 오예진이 나란히 시상대에 오르면서 한국 사격은 2012년 런던 대회 진종오(금메달), 최영래(은메달)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동반 입상에 성공했다.

"엄마, 대회 끝나고 빨리 와야 돼"라며 엄마를 찾던 딸에게 김예지는 '올림픽 메달'이라는 선물을 안겨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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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여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은메달
금지현 이어 사격 대표팀 '엄마 선수들' 모두 입상
[샤토루=AP/뉴시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공기권총 10m 결선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오예진(IBK 사격단·가운데)과 은메달을 확보한 김예지(임실군청·왼쪽). 2024. 7. 28.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한국 사격 대표팀의 '엄마 사수들'이 나란히 메달을 목에 걸고 딸을 만나게 됐다.

김예지(32·임실군청)는 28일(한국시각)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241.3점을 쏴 은메달을 획득했다.

대표팀 동료 오예진(IBK기업은행·243.2점)이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예지와 오예진이 나란히 시상대에 오르면서 한국 사격은 2012년 런던 대회 진종오(금메달), 최영래(은메달)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동반 입상에 성공했다.

[진천=뉴시스] 김진아 기자 = 27일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사격 국가대표 미디어데이에서 10m 공기권총과 25m 권총 출전하는 김예지가 훈련을 하던 중 자세를 취하고 있다. 2024.05.27. bluesoda@newsis.com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일찌감치 메달 후보로 분류됐던 김예지는 막판까지 오예진과 '메달 색'을 두고 경쟁하다 은메달을 가져갔다.

목표로 했던 금메달을 차지하진 못했지만, 생애 첫 올림픽에서 은메달이라는 충분히 값진 결과를 만들어 냈다. 김예지는 메달이 정해진 후 오예진과 진한 포옹을 나누며 축하를 전하기도 했다.

한때 김예지는 사격을 그만둘 위기에 몰렸다. 울진군청 소속이던 2014~2015년 어깨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둘 생각을 했다.

하지만 당시 소속팀을 이끌던 이효철 감독의 제안으로 다시 진료를 받고 재활에 돌입했다. 힘겨웠던 시간을 지나 다시 사대에 선 그는 올림픽 무대까지 누비는 선수가 됐다.

전날 금지현(경기도청)이 소총 10m 혼성 경기에서 음메달을 따낸 데 이어 김예지도 메달을 획득하면서 대표팀의 '엄마 사수들'이 모두 입상에 성공하게 됐다.

여성 선수가 출산 후 선수 생활을 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아이를 키우는 건 모두에게 어렵지만, 한창 손이 많이 가는 어린 아이를 둔 엄마들에겐 더욱 그렇다.

금지현과 김예지는 이런 힘든 상황을 모두 딛고 올림픽 무대를 밟고, 메달까지 거머쥐었다.

[샤토루=신화/뉴시스] 금지현이 27일(현지시각)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공기소총 10m 혼성 단체 결선에서 코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4.07.27.


금지현은 엄마가 되면서 더 힘을 냈다.

임신 초기이던 2022년 10월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국제사격연맹(ISSF) 월드컵에서 올림픽 쿼터(출전권)를 따냈고, 만삭이 될 때까지도 계속 대회에 출전하다 지난해 5월 딸을 출산했다.

아이를 낳은 뒤 3개월의 공백기 후 다시 총을 잡았고, 올림픽 출전까지 성공했다.

메달을 딴 뒤 "출산보다 무서운 건 없다"며 웃은 금지현은 "둘째를 낳고 다음 올림픽까지 도전해서 신화를 쓰고 싶다. 후배들에게 엄마가 돼도 경력이 단절되지 않는다는 본보기가 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내가 파리로 떠나며 이제 갓 돌이 지난 딸 아이를 맡고 있는 금지현의 남편 정지수씨는 "아내가 정말 고맙고, 멋있고, 자랑스럽다"며 응원을 보냈다.

김예지는 6살난 딸을 두고 있다. 훈련과 대회 출전으로 떨어져 있는 기간이 길다 보니 딸에 대한 애틋함이 더 크다. "엄마, 대회 끝나고 빨리 와야 돼"라며 엄마를 찾던 딸에게 김예지는 '올림픽 메달'이라는 선물을 안겨줄 수 있게 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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