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미국 미사일 독일 배치시 미사일 배치 맞대응"

▲ 러시아 해군의 날 기념식 참석한 푸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미국의 장거리 미사일이 독일에 배치될 땐 러시아 역시 중·단거리 미사일 배치 유예를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스푸트니크,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해군의 날 기념식에서 "미국이 그러한 계획을 이행하면 우리는 앞서 채택한 중·단거리 타격 무기 배치에 대한 일방적 유예에서 벗어나는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독일은 지난 10일 공동성명에서 2026년부터 독일에 SM-6 함대공 미사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개발 중인 극초음속 무기 등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해당 무기의 사거리에 러시아의 주요 인프라가 있다면서 "향후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그런 미사일이 우리 영토에 도달하는 비행거리는 10분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우리는 미국과 그의 유럽 및 세계 다른 지역 위성국가들의 행동을 고려해 (미사일) 배치를 위한 '거울 조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 상황은 미국이 중거리 퍼싱2 미사일을 유럽에 배치한 것처럼 냉전 시대의 사건을 연상케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1983년 미국은 서독에 모스크바 공격이 가능한 퍼싱2 미사일을 배치해 당시 소련 지도부의 반발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냉전 시기인 1987년 미국과 소련은 중·단거리 미사일 배치를 금지하는 중거리핵전력조약(INF)를 체결해 핵 군비 경쟁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9년 러시아가 합의를 위반했다고 비난하며 INF 파기를 선언했습니다.

이후 러시아는 INF에서 금지했던 미사일 개발을 자체적으로 유예해왔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손기준 기자 standard@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