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계 내신·수능 ‘최상위권’ 전원, 의·약학 계열로 진학했다
2024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고교 내신·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최상위권 자연계 수험생들이 전원 의·약학 계열에 진학한 것으로 조사됐다. 의대 정원이 1500명가량 늘어난 2025학년도 대학 입시에선 의·약학 계열 쏠림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28일 종로학원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학정보포털 ‘대학어디가’ 공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고교 내신과 수능에서 최상위 성적을 거둔 수험생 전원이 2024학년도 입시에서 의·약학 계열로 진학했다.
2024학년도 자연계열 수시모집 합격자 중 내신 1.06등급 이내 학생은 125명이었다. 종로학원은 125명이 모두 의·약학 계열에 진학했다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4명 중 3명은 의대(93명·74.4%)에 들어갔다. 이어 약대(25명·20%), 수의대(4명·3.2%), 한의대(3명·2.4%) 순이었다. 의·약학 계열을 제외한 이공계 진학자는 한 명도 없었다.
자연계열 수시모집 합격자 중 고교 내신 1.07등급 이내로 범위를 확대해도 의·약학 계열 집중 현상은 이어졌다. 내신 1.07등급 이내 자연계 수험생 157명 중 153명이 의·약학 계열 학과로 진학했다. 고교 내신 1.23등급 이내 자연계 수험생(1246명)으로 범위를 넓혔을 때는 합격자 10명 중 9명이 의·약학 계열로 진학했다. 내신 1.23등급 이내 수험생 중 1137명(91.3%)은 의·약학 계열에 들어갔고, 나머지 109명(8.7%)만이 이공계 일반학과로 입학했다.
수험생들의 의·약학 계열 쏠림 현상은 정시에서도 확인된다. 자연계열에서 수능 국어·수학·탐구 영역 성적 상위 1.38% 이내에 든 수험생 488명 전원이 의·약학 계열로 진학했다.
이 중 의대생은 87.5%였다. 수능 국어·수학·탐구 성적 상위 2% 이내에서는 918명 중 778명(84.7%)이 의·약학 계열로 진학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분석 결과는 의대 정원이 1509명 늘어나는 2025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의대 쏠림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힘을 싣는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5학년도 대입에선 이공계보다 의·약학 계열로 집중되는 현상이 매우 강도 높게 나타날 수 있다”며 “의·약학 계열보다 이공계 합격점수의 하락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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