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사흘 해놓고... 野, 이진숙 검증한다며 대전MBC까지 찾아가

주희연 기자 2024. 7. 28.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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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현 간사를 포함한 민주당 소속 위원들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대전 MBC 재직 시절 사용했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살펴보기 위해 27일 대전 MBC 사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과거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확인하겠다며 대전 MBC 현장 검증에 나섰다. 장관급 고위 공직 후보자로는 처음으로 사흘(24~26일)에 걸쳐 인사청문회를 한 데 이어 전례를 찾기 어려운 현장 검증까지 하며 이 후보자 사퇴 압박에 나선 것이다. 국민의힘은 “공영방송을 겁박하기 위한 거대 야당의 위력 과시”라고 했다.

국회 과방위의 민주당 소속 김현·노종면·이정헌·황정아 의원은 이날 이 후보자가 사장으로 재직했던 대전MBC를 찾았다. 국민의힘 소속 과방위원들은 현장 검증이 ‘후보자 망신 주기’라며 참여하지 않았다.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진종재 현 대전MBC 사장 등을 상대로 이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용명세 가운데 접대비 관련 내역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MBC 노조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민주당 측에 이 후보자가 대전MBC 사장을 할 때 사용했던 냉장고 사진·영상 등도 자료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이정헌 의원은 “확보한 영상에 따르면 냉장고 안에 개봉된 와인도 발견됐다”고 했다. 이 후보자 법인카드로 구매한 와인을 개인적으로 마신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였는데, 대전MBC에서 이런 유용 의혹을 확인하겠다고 현장 검증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이 후보자가 대전MBC 사장 때 거주한 관사 근처 빵집도 방문했다. 이 후보자가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던 날 이 빵집에서 53만4000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점을 의심한 것이다. 이 후보자는 빵을 구입해 직원들에게 돌렸다고 해명했으나, 민주당은 “받았다는 사람이 확인이 안 됐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28일 현장 검증을 다녀와서도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자가 부여된 한도를 두 배나 초과해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초과분에 대한 증빙은 단 한 건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여기에 더해 “이 후보자의 무단결근을 뒷받침할 근거도 나왔다. 사장 결재가 한 달가량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자료로 증빙됐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다음 달 2일엔 과방위 전체회의를 열어 이 후보자를 불러내 현안 질의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이 사흘간의 청문회를 끝내고도 계속해 공세를 펴는 이유는 윤석열 대통령이 조만간 이 후보자를 임명해, 방통위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새 이사진 선임 의결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새 방문진이 꾸려지면 현재 야권 성향인 MBC 사장 등 경영진도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최수진 수석대변인은 “어떻게 해서든 트집을 잡아보려는 야당의 집요함에 기가 찬다”며 “차라리 방통위를 해체하고 공영방송을 민주당 산하에 두는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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