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패싱’ 사과 뒤에도 오상욱을 오상구로…실수 연발 파리

김은진 기자 2024. 7. 28.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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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북한으로 소개…사상 첫 수상 개회식 얼룩
대형 태극기 휘날리며 멋지게 등장했는데… 제33회 하계올림픽이 프랑스 파리에서 막을 올린 지난 27일 대한민국 선수단이 배를 타고 센강 위에서 개회식 행진을 하고 있다. 파리 |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불어·영어 모두 잘못된 호명
올림픽 공식 방송사 오류 확인
조직위·IOC, 잇따라 공식 사과
바흐 “분단국 국민 마음 공감”

예술과 낭만의 도시 파리, 누구나 한 번쯤은 가보고 싶은 에펠탑을 곁에 두고 유럽의 젖줄이라는 센강을 따라 펼쳐진 사상 최초의 야외 개회식이자 수상 개회식. ‘완전히 열린 올림픽’을 표방하며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장면들로 가득할 줄 알았던 파리의 개회식은 날씨 그리고 치명적인 실수로 오점을 남겼다.

지난 27일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은 쏟아지는 비로 예정된 행사가 빛나지 못했다. 한국 선수단이 입장할 때 장대비가 쏟아졌고 이 과정에서 장내 아나운서가 북한으로 소개해 파문이 일었다. 화면에는 ‘Republic of KOREA’로 표기돼 있었지만 아나운서가 ‘Republique populaire democratique de Core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로 소개해 불어로도, 영어로도 ‘북한’으로 소개했다. 153번째로 입장한 북한의 순서 때는 정확하게 소개해, 이날 개회식에서는 대한민국 없이 북한만 두 번 소개된 셈이 됐다.

‘코리아 패싱’에 대해 대한체육회는 파리 올림픽조직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했고, 재발 방지 요청과 함께 각 경기장과 행사 시 표기법과 안내 멘트의 재확인을 요청했다. 조직위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개회식 종료 1시간 뒤 방송 송출 오류 책임이 올림픽 공식 방송사인 OBS에 있음을 확인했고 IOC는 한국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한글로 ‘개회식 중계 중 대한민국 선수단 소개 시 발생한 실수에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조직위와 IOC의 사과 릴레이가 이어졌다. 조직위가 대한체육회에 공식 사과 메일을 보냈고 조직위원장의 대면 사과가 이뤄졌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파리 조직위 고위 관계자, OBS 고위 관계자 등이 배석한 가운데 27일 오후 8시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

바흐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어제 발생한 사고와 관련하여 변명의 여지가 없으며 IOC, 2024 파리 올림픽조직위원회, 방송 관계자 등 모든 올림픽 관계자를 대신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모국인 독일도 역사적으로 분단의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을 공감하고 이해한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동·하계 올림픽과 축구 월드컵 등을 개최한 나라로서 국민들이 이번 일에 많이 놀라고 당혹스러워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명하고 “IOC 측에서 언론에 적절한 해명을 해주고 SNS와 미디어를 통한 시정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고 체육회는 밝혔다.

사과 전화 외에도 IOC는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 성명을 발표했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정강선 선수단장 앞으로 공식 사과 서한도 보냈다.

연이은 사과에도 불구하고 실수는 계속됐다. 2024 파리 올림픽조직위원회는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메달리스트를 소개하는데,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오상욱의 이름을 잘못 적었다. 조직위는 오상욱의 영문 이름 ‘Oh sanguk’을 ‘Oh sangku(오상구)’로 표기했고, 팬들이 댓글을 통해 비판하자 곧 정정했다.

파리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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