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가른 마지막 50m
최종 구간 금메달보다 빨라
“사지 타들어가는 듯했지만
메달 위해 참고 잘 이겨내”
300m를 헤엄칠 때까지 2위, 그것도 매 구간 세계신기록 페이스를 계속 유지했다. 마지막 고통의 구간, 350m를 찍고 턴해 최종 50m를 남겨둔 길에서 그야말로 사력을 다해 온몸을 썼다. “사지가 타들어가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12년 만에 한국 수영에 올림픽 메달을 안긴 김우민(23)은 초반 역영으로 기록을 내는 선수다. 김우민은 마지막 100m 버티기에서 한계를 이겨냈다.
김우민은 28일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2초50을 기록, 루카스 마르텐스(독일·3분41초78)와 엘리야 위닝턴(호주·3분42초21)에 이은 3위로 골인하며 2012 런던 대회 박태환 이후 12년 만에 수영에서 메달을 땄다. 앞서 열린 예선에서 3분45초52의 저조한 기록으로 간신히 결승(7위)에 오른 김우민은 9시간 만에 3초나 앞당겼다. 결승에서 마지막 50m 구간 기록은 28초14로 금메달을 딴 마르텐스의 28초25보다 더 빨랐다.
김우민은 “마지막 턴을 하고 난 뒤에 사지가 타들어가는 느낌이었지만 올림픽 메달을 위해서는 감당해야 될 무게라 생각했고 그걸 참고 잘 이겨낸 것 같다”면서 “터치하고 오른쪽을 봤는데 관중석에 태극기 든 분이 많았다. 그분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나 해냈나?’ 이런 생각을 했다”며 웃었다.
수영을 좋아하는 아버지 김규남씨의 영향으로 초1 때부터 수영했고 5학년 때 선수의 길로 접어들었지만 성장이 느렸다. 김규남씨는 “우민이가 중학교 2학년 때 배영 선수로 소년체전에 나갔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철인 3종으로 진로를 바꿀 생각으로 자유형 1500m를 해봤고 거기서 ‘숨은 1인치’를 찾았다”고 했다. 자유형 1500m에서 발견한 김우민의 잠재력은 2년 전부터 400m에서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빠른 성장 속 지난해 도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3분42초42로 챔피언에 올랐고, 올림픽 동메달리스트가 됐다.
부모님의 선물인 금목걸이를 차고 수영한 김우민은 “왠지 이걸 차면 없던 힘도 난다. 금메달을 따라고 주신 금목걸이인데 동메달을 따서 아쉽기는 하다”고 웃으며 “지금 동메달도 만족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올림픽에 나갈 거니까”라고 밝게 미소 지었다.
김우민은 29일 자유형 200m에도 출전한다. 그리고 30일 계영 800m에서 동료들과 함께 한국 수영의 단체전 첫 올림픽 메달의 위업을 위해 또 도전에 나선다.
파리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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