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부유세 도입 왜?…“초부자도 기업처럼 조세 회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년 동안 아무 일도 안 했는데 코로나19 대유행 전보다 재산이 수백만 달러 늘었다. 부자였던 사람들이 더 부자가 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 4월 브라질, 독일, 스페인, 남아프라카공화국 등 4개국 재무장관의 글로벌 부유세 도입 주장을 소개하며 "(조세피난처인) 모나코나 저지섬(영국 인근 섬)에 살기로 선택하면서도 영국, 프랑스 같은 더 큰 시장에서 돈 버는 억만장자들의 조세 회피를 막으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년 동안 아무 일도 안 했는데 코로나19 대유행 전보다 재산이 수백만 달러 늘었다. 부자였던 사람들이 더 부자가 되고 있다.”
세계적인 투자운용사 블랙록의 임원 출신인 미국 자산가 모리스 펄의 발언이다. 그는 부유세 도입을 주장하는 ‘애국적 백만장자’ 모임의 회장이다.
‘글로벌 부유세’가 주요 20개국 재무장관회의의 공식 의제로 오르게 된 배경을 거슬러 올라가면 ‘코로나19 대유행’이 나온다. 코로나19 감염병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갔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 불평등도 심화시켰다. 경제가 멈추면서 가난한 사람은 일자리를 잃어 더 가난해졌지만, 자산가들은 더 부유해졌다. 정부가 위기 극복을 위해 돈을 풀면서 주식·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폭등해서다.
실제 세계불평등연구소가 펴낸 ‘세계 불평등 보고서 2022’를 보면, 2021년 기준 세계 상위 10%에 속하는 부자는 전 세계 자산의 76.0% 보유하고 있다. 이 비중은 2019년 대비 0.4%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반면 하위 50%의 자산 점유율은 2.0%로 정체됐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도 2020년 3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10대 부호의 총자산이 7천억달러에서 1조5천억달러로 두배 이상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더 큰 문제는 초고액 자산가들이 다국적 기업과 같이 세율이 낮은 국가로 이민을 가거나 자산을 이전한다는 점이다. 글로벌 부유세 도입 논의가 등장한 또다른 배경이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 4월 브라질, 독일, 스페인, 남아프라카공화국 등 4개국 재무장관의 글로벌 부유세 도입 주장을 소개하며 “(조세피난처인) 모나코나 저지섬(영국 인근 섬)에 살기로 선택하면서도 영국, 프랑스 같은 더 큰 시장에서 돈 버는 억만장자들의 조세 회피를 막으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글로벌 부유세가 조기에 도입될 가능성은 낮다. 과세 방법, 세율 등 풀어야할 난제가 많아서다. 각론에서 국가간 이견도 큰 편이다. 특히 미국의 반대가 강하다. 미국은 자국 내 고소득자에 대한 증세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현 바이든 정부는 1억달러 이상 초고소득자에게 최소 25%의 실효세율(최저한세율 도입)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미국은 누진세를 강력히 지지한다”며 “슈퍼 리치 과세에 대한 국제적 협상은 필요하지 않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한국 정부도 신중한 입장이다. 이번 주요 20개국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초부유층 과세 논의는 자산평가 방식, 과세 방법, 국가 간 정보교환 등 충분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사도광산 등재’ 동의한 윤 정부, 일 강제동원 지우기 동참한 꼴
- “이진숙, 법인카드 매월 200만원 초과 사용…증빙자료 안 내”
- 10연패까지 단 1경기…여자양궁 단체, 네덜란드 잡고 결승
- 정신병원서 손발 묶여 숨진 33살…배 부풀고 코피 터져도 방치
- [단독] 김건희 해명 무색한 ‘카톡’…7개월 뒤 최재영 “괜찮은 백 한번 더”
- 일 산케이 신문 “사도광산 조선인 노동자 전시 불필요”
- 세법 개정 전망…상속세 ‘매우 흐림’ 금투세 ‘안갯속’
- 친윤-친한 갈등 불붙나…한동훈, 정점식 교체할지 촉각
- 해리스, 트럼프와 사실상 ‘동률’…D-100 미 대선판 뒤집혔다
- IOC, ‘북한 호명’ 사과…올림픽사에 추가된 국호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