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회복’ 금리 인상도 안 통해…주담대, 이달 들어 5조2589억 늘어
주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이달 들어 5조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 압박에 은행들은 가계대출 금리를 수차례 높여왔지만, 부동산 경기 회복으로 폭증하는 대출 수요를 꺾지 못했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25일 기준 713조3072억원으로 6월 말(708조5723억원)보다 4조7349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끄는 것은 주택담보대출이다. 주택담보대출은 6월 말 552조1526억원에서 이달 25일 557조4116억원으로 약 5조2589억원 늘었다.
이런 추세가 이달 말까지 유지된다면, 가계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각각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시중은행들은 가계대출을 관리하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에 대출 금리를 수차례 높였지만, 큰 효과는 없었던 셈이다.
지난 26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2.900~5.263% 수준이다.
일주일 전인 지난 19일(연 2.840~5.294%)과 비교하면 상단이 0.031%포인트 낮아졌지만, 하단은 오히려 0.060%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은행들이 하락하는 시장금리의 흐름을 거슬러 대출금리를 임의로 끌어올린 결과로 해석된다. 같은 기간 혼합형 금리의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3.345%에서 3.290%로 0.055%포인트 내렸다.
대출금리가 오르는데도 대출 수요가 꺾이지 않는 건 최근 부동산 경기 회복세를 타고 집값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이달 넷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보다 0.30% 올라 18주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이는 2018년 9월 둘째주 이후 5년10개월여 만의 최대치였다.
은행권 안팎에서는 오는 9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시행되기 전까지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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