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인하’ 세법개정안, 민주당 반발에 대폭 수정 전망
금투세만 원안 유지 가능성…여당은 “최종 확정 안 돼” 말 아껴
정부의 ‘2024년 세법개정안’이 야당의 반대에 부딪혔다. 야당이 법안 통과 주도권을 쥔 만큼, 정부의 세법개정안은 국회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으면서 수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는 입법예고 기간 14일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오는 9월 정기국회에 ‘2024년 세법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정부안에는 상속세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낮추고, 최고세율이 적용되는 과세표준도 30억원 초과에서 10억원 초과로 낮추는 내용의 상속·증여세법 개정안 등이 포함된다.
가장 큰 진통이 예상되는 대목은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 부분이다. 야당은 이를 ‘부자 감세’로 규정했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정부의 세법개정안 발표 직후 성명에서 “상위구간 과표를 조정하고 세율을 40%로 낮추는 게 대체 서민·중산층과 무슨 관계인가”라며 “노력 없이 얻은 재산에 대한 세율이 땀 흘려 벌어들인 근로소득세 최고세율(49.5%)보다 낮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정부는 국민에게 제대로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상속세 자녀공제액도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정부가 상속세 자녀공제액을 5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10배 올린 데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야당은 대신 상속세 일괄공제액을 현행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늘리자고 제안했다. 상속세 일괄공제액을 10억원으로 올리면 배우자와 자녀가 함께 상속받는 경우 15억~40억원(배우자 공제 5억~30억원+일괄공제 10억원)이 상속자산 신고세액에서 공제된다.
대기업 최대주주의 상속세 할증 20% 평가 제도를 폐지하겠다는 방침도 야당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정부는 대기업 최대주주가 상속받는 주식에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는다고 보고 주식 가치를 평가액보다 20% 높게 책정해 상속세를 매겨왔으나 이번에 이를 아예 폐지하겠다고 했다. 경제개혁연구소에서는 국내 대기업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시장가격의 45%를 넘는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은 주주환원촉진세제도 반대했다. 정부는 직전 3년 평균 대비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들에게 환원하는 금액이 5%를 넘는 기업을 대상으로 주주환원금액 5% 초과분에 대해 법인세의 5%를 세액공제하겠다고 발표했다.
민주당은 “기업 오너들이 배당을 많이 해 자기 주머니를 채우면 자기 소유 기업의 법인세 부담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다시 이 기업을 자녀에게 물려줄 때 상속세 부담까지 줄여주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반대했다.
정부안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있는 건 금융투자소득세 정도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는 최근 금투세 유예 방침을 밝힌 데 이어 ‘5년간 5억원 면세’를 제안했다. 다만 민주당 기재위원들과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금투세도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여당은 일단 정부 세법개정안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고심 끝에 조화롭게 낸 상속세법 개정안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정부 세법개정안이 오는 8월 말~9월 초에 최종 확정되면 더 구체적으로 말하겠다”고 했다. 여당은 정부안을 토대로 수정안을 마련해 야당과 합의 도출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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