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392> 무더위 이기는 방법을 시로 읊은 조선 중기의 김우급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2024. 7. 2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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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더위를 피할 수 있을까?(何如能避暑·하여능피서)/ 오늘 비로소 생각을 해보았다네.

대북파는 광해군 친형 임해군을 죽이고 영창대군을 살해했으며, 선조의 계비이자 영창대군의 생모인 인목대비를 서궁(덕수궁)에 유폐시켰다.

당시 정승 이항복을 비롯해 많은 이가 폐모론에 반대해 유배 가거나 낙향했다.

시인은 몸이 한가롭고 마음이 고요하면 절로 시원해지는 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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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고요해지면 절로 선선함이 생긴다네

- 心靜自生冷·심정자생랭

어떻게 하면 더위를 피할 수 있을까?(何如能避暑·하여능피서)/ 오늘 비로소 생각을 해보았다네.(今日始思量·금일시사량)/ 죽순이 껍질 벗어 대나무 새로 늘었고(解籜添新竹·해탁첨신죽)/ 너울거리며 춤추는 발이 작은 집을 덮었네.(褰簾蔽小堂·건렴폐소당)/ 몸이 한가해지면 괴로운 더위가 없어지고(身閒無苦熱·신한무고열)/ 마음이 고요해지면 절로 선선함이 생긴다네.(心靜自生冷·심정자생랭)/ 꼭 차가운 얼음 찾을 필요 없으니(不必求氷冷·불필구빙랭)/ 시원한 샘물도 집 옆에 있지 않은가.(寒泉在舍傍·한천재사방)

위 시는 조선 중기 학자 김우급(金友伋·1574~1643)의 ‘더위를 보내는 법’(避暑·피서)으로, 그의 문집 ‘추담집(秋潭集)’ 권6에 실려 있다.

그는 광해군 때 진사시에 합격하였다. 성균관에서 수학하던 중 1618년(광해군 10) 폐모론(廢母論)이 일자 이에 반대하는 벽서를 붙였다 하여 유적(儒籍)에서 삭제되었다. 그 후 낙향하여 후학을 양성하였다. 폐모론은 1617년 정인홍과 이이첨 등 강경 대북파가 주도했다. 대북파는 광해군 친형 임해군을 죽이고 영창대군을 살해했으며, 선조의 계비이자 영창대군의 생모인 인목대비를 서궁(덕수궁)에 유폐시켰다. 당시 정승 이항복을 비롯해 많은 이가 폐모론에 반대해 유배 가거나 낙향했다.

위 시는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히면 절로 선선함이 생긴다는 내용을 읊는다. 시인 나름의 더위 비책을 제시한다. 시인은 몸이 한가롭고 마음이 고요하면 절로 시원해지는 법이라고 한다. 게다가 죽순이 자라 대숲을 이루니 이를 바라보는 그 자체로도 더위를 잊을 수 있다. 바람에 햇빛을 가리는 발이 춤추니 역시 시원함이 느껴진다. 이만하면 더위가 절로 사라진다는 것이다.

여름휴가가 시작됐다. 화개골에도 많은 피서객이 오고 있다. 화개동천(花開洞川)은 물놀이하는 사람들로 시끄럽다. 목압서사가 있는 마을의 여러 민박집도 차량과 피서객으로 야단법석이다. 조용한 산골짜기 마을에 오랜만에 사람 소리로 왁작거리니 사람 사는 곳 같다. 목압서사에 사는 들고양이들은 피서객이 구운 고기를 얻어먹으려고 민박집으로 몰려가 마당에 한 마리도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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