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7월 가계대출 4조 넘게 ↑...대출 문턱 높여도 증가세 이어져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올리고 다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을 막는 등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지만,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의 증가세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꺾이지 않고 있다. 이달 가계대출 증가세는 2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던 지난달 수준을 보이고 있다. 9월 대출한도를 줄이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등을 앞두고 ‘막차 대출’ 수요 때문에 증가세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달 주택담보대출 5조원 넘게 늘어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 대출 잔액은 713조3072억원으로 6월 말보다 4조7349억원 늘었다. 5대 은행의 6월 가계 대출은 5조3415억원 늘며, 2021년 7월(6조2000억원) 이후 가장 크게 늘었는데 이와 비슷한 속도로 느는 것이다. 특히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25일 기준 557조4116억원으로 6월 말보다 약 5조2589억원 뛰었다. 6월에 주택담보대출이 5조8466억원 늘었는데, 이의 90%에 달한다.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뛰면서 강한 매수 심리가 나타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보다 0.3% 올라 2018년 9월 둘째 주(0.45%) 이후 5년 10개월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18주 연속 상승세다. 또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5로 2021년 11월(116)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았다. 주택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본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다주택 구입 대출 막고, 금리 올리고
은행들은 당국의 대출 억제 방침에 대출 증가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달 들어 수차례 대출 금리를 올렸다. KB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이달 3일 0.13%포인트, 18일 0.2%포인트 높인 데 이어 오는 29일 추가로 0.2%포인트 올린다. 이 외에도 다주택 구입을 위한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하고, 대출 갈아타기를 위한 신규 주택담보대출도 창구에서 제한하는 등 대출 문턱도 높인다. 신한은행은 이달 15일, 22일 은행채 3년·5년물 기준 금리를 0.05%포인트씩 두 차례 높인 데 이어 29일 주택담보대출 관련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올린다.
이미 지난 26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2.900~5.263%로 일주일 전인 지난 19일(연 2.840~5.294%)과 비교해 하단이 0.060%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시중은행 관계자는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전에 대출받으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하반기 기준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이 된 상황에서 은행이 아무리 금리를 올려도 대출 수요를 진정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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