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생순’ 재현 노리는 여자 핸드볼 대표팀, 슬로베니아에 막혀 패배… 8강 진출 ‘먹구름’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이 출전하는 유일한 구기 종목인 여자 핸드볼이 첫 경기 승리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22위에 머물렀던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조별 탈락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25일 열린 독일과의 이번 올림픽 첫 경기에서 후반 한때 14-18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으나 공격 상황 때 골키퍼를 빼고 공격수를 투입하는, 이른바 ‘7-6 전술’로 반전을 모색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6위였던 강호 독일을 상대로 수적 우위를 앞세운 공격 극대화 전략이 제대로 먹히며 23-22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에는 대등하게 맞섰다. 초반 3-6으로 뒤졌던 한국은 센터백 강경민과 라이트백 류은희가 김보은, 강은혜 등 피봇 선수들과의 연계 플레이를 활용해 공격의 활로를 뚫으며 연속 4골을 성공시키며 7-6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일진일퇴를 거듭한 끝에 전반을 12-14, 2점차 열세로 마쳤다.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차이였다.
12-18로 벌어지자 시그넬 감독은 이번에도 독일전에 효과를 봤던 ‘7-6 전술’을 꺼내들었지만, 한국의 공격을 막아낸 슬로베니아 선수들은 자기 진영에서 빈 골대로 롱슛을 던져 두 번이나 성공시키면서 12-21까지 벌어져 사실상 승기를 내주고 말았다. 후반 첫 득점은 강경민이 9분53초가 흐른 뒤에야 만들었다.
후반 첫 득점이 터져나온 뒤 한국의 공격은 한층 활기를 띠었다. 과감한 피봇 공격을 시도해 상대 선수의 2분간 퇴장을 이끌어냈고, 이를 통해 얻어낸 7미터 드로우를 류은희가 성공시켰다. 한국의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할 류은희가 넣은 이날 첫 골이었다.
경기 뒤 시그넬 감독은 “슬로베니아를 상대로 항상 어려운 경기를 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실제로도 어려운 경기가 됐다”면서 “독일전은 부임 후 가장 좋은 경기였다. 오늘도 이기려면 독일전만큼의 좋은 경기를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총평을 남겼다. 이어 “독일이 피지컬적으로 강한 팀이라면 슬로베니아는 조금 더 똑똑한 플레이와 작전을 많이 쓰는 팀인데, 그 부분이 우리를 더 힘들게 한 것 같다“면서 “슬로베니아가 같은 조 5팀 중 가장 이길 만한 선수라고 생각했는데 패했다. 남은 세 팀이 무척 강한 팀들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파리=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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