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생순’ 재현 노리는 여자 핸드볼 대표팀, 슬로베니아에 막혀 패배… 8강 진출 ‘먹구름’

남정훈 2024. 7. 28.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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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이 출전하는 유일한 구기 종목인 여자 핸드볼이 첫 경기 승리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6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핸드볼 여자 예선 라운드 A조 대한민국과 슬로베니아와의 경기에서 강경민이 상대 문전으로 슛하고 있다. 뉴스1
헨리크 시그넬(스웨덴) 감독이 이끄는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28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6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핸드볼 예선 라운드 A조 슬로베니아와의 경기에서 후반 들어 갑작스런 난조에 빠지며 벌어진 점수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23-30으로 패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22위에 머물렀던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조별 탈락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25일 열린 독일과의 이번 올림픽 첫 경기에서 후반 한때 14-18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으나 공격 상황 때 골키퍼를 빼고 공격수를 투입하는, 이른바 ‘7-6 전술’로 반전을 모색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6위였던 강호 독일을 상대로 수적 우위를 앞세운 공격 극대화 전략이 제대로 먹히며 23-22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파리 쉬드6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대한민국-슬로베니아 A조 여자 핸드볼 2차전 경기가 끝 난뒤 선수들이 퇴장하고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국에겐 이날 승리가 간절했다. 남은 일정이 지난해 세계선수권 2위 노르웨이(30일), 4위 스웨덴(8월1일), 3위 덴마크(3위)이기 때문.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11위에 오른 슬로베니아가 객관적인 전력상 가장 해볼만한 상대였다.

전반에는 대등하게 맞섰다. 초반 3-6으로 뒤졌던 한국은 센터백 강경민과 라이트백 류은희가 김보은, 강은혜 등 피봇 선수들과의 연계 플레이를 활용해 공격의 활로를 뚫으며 연속 4골을 성공시키며 7-6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일진일퇴를 거듭한 끝에 전반을 12-14, 2점차 열세로 마쳤다.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차이였다.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파리 쉬드6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대한민국-슬로베니아 A조 여자 핸드볼 2차전 경기. 류은희가 슛을 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그러나 후반전 초반에 장신을 앞세운 슬로베니아의 수비에 공격은 막히고, 상대 공격은 제대로 수비해내지 못하면서 점수차가 크게 벌어졌다. 상대 반칙에 따른 7미터 드로우를 두 번이나 얻어냈지만, 이를 넣지 못하면서 분위기는 더 가라앉았다.

12-18로 벌어지자 시그넬 감독은 이번에도 독일전에 효과를 봤던 ‘7-6 전술’을 꺼내들었지만, 한국의 공격을 막아낸 슬로베니아 선수들은 자기 진영에서 빈 골대로 롱슛을 던져 두 번이나 성공시키면서 12-21까지 벌어져 사실상 승기를 내주고 말았다. 후반 첫 득점은 강경민이 9분53초가 흐른 뒤에야 만들었다.

후반 첫 득점이 터져나온 뒤 한국의 공격은 한층 활기를 띠었다. 과감한 피봇 공격을 시도해 상대 선수의 2분간 퇴장을 이끌어냈고, 이를 통해 얻어낸 7미터 드로우를 류은희가 성공시켰다. 한국의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할 류은희가 넣은 이날 첫 골이었다.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파리 쉬드6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대한민국-슬로베니아 A조 여자 핸드볼 2차전 경기. 신은주가 슛을 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파리 쉬드6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대한민국-슬로베니아 A조 여자 핸드볼 2차전 경기. 강경민이 슛을 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이후 상승세를 탄 한국은 16-22까지 따라붙었지만, 슬로베니아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다시금 일진일퇴 공방전이 펼쳐졌고, 결국 벌어진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23-30으로 패하고 말았다. 한국은 우빛나와 강경민이 각각 7골, 5골을 넣었고, 피봇 김보은이 4골을 넣으며 분전했지만, 라이트백 류은희가 단 2골에 그친 게 아쉬웠다.

경기 뒤 시그넬 감독은 “슬로베니아를 상대로 항상 어려운 경기를 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실제로도 어려운 경기가 됐다”면서 “독일전은 부임 후 가장 좋은 경기였다. 오늘도 이기려면 독일전만큼의 좋은 경기를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총평을 남겼다. 이어 “독일이 피지컬적으로 강한 팀이라면 슬로베니아는 조금 더 똑똑한 플레이와 작전을 많이 쓰는 팀인데, 그 부분이 우리를 더 힘들게 한 것 같다“면서 “슬로베니아가 같은 조 5팀 중 가장 이길 만한 선수라고 생각했는데 패했다. 남은 세 팀이 무척 강한 팀들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주장 신은주는 “많은 기대를 하고 계셨을 것 같은데, 실망하셨을 것 같아 죄송하다“면서 “선배로서, 맏언니로서 잘 끌어주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라면서 “앞으로 남은 세 팀이 강한 것은 맞다. 처음부터 쉽지 않은 도전이었고, 이를 깨기 위해 달려왔ㄷ가. 재정비해서 도전하는 모습으로 코트에 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파리=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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