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 복귀 앞두고' KIA 1루 거포, 만원관중 앞 연패 끊는 결승포 "사실 기회 잘 못 받아먹었는데" [고척 현장]

고척=김동윤 기자 2024. 7. 28.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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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고척=김동윤 기자]
KIA 변우혁(가운데)이 28일 고척 키움전 9회 초 역전 솔로포를 치고 축하받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의 거포 1루수 변우혁(24)이 만원 관중 앞에서 대형 홈런포로 팀의 3연패를 끊어냈다.

KIA는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키움에 4-3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3연패에서 탈출한 KIA는 60승 2무 38패로 가장 먼저 60승 고지에 도달했다. 4연승에 실패한 키움은 41승 56패로 꼴찌 탈출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이날 고척스카이돔에는 3경기 연속 1만 6000명의 만원 관중이 운집했다. 전국구 인기 팀 KIA의 인기와 올해 야구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 시리즈였다. 앞선 두 경기에서 9회까지 알 수 없는 명승부를 펼친 두 팀은 이날도 막판까지 치열한 승부를 이어갔다.

키움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KIA의 양현종 두 선발 투수가 명품 투수전을 펼쳤다. 헤이수스는 7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피칭으로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 타이를 기록하며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양현종은 반복되는 수비 실책에도 6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3실점(0자책)으로 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했다.

KIA는 헤이수스가 내려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0-3으로 뒤진 8회 초 최원준이 투런포로 추격 분위기를 만들었다. 9회 초에는 최형우와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범타로 물러나며 패색이 짙었으나, 김선빈과 변우혁이 각각 김성민의 초구를 노려 좌측 담장을 넘기면서 4-3 역전을 만들었다. KIA에는 올 시즌 7번째 백투백 홈런이었다.

변우혁의 영리함이 돋보인 타석이었다. 이날 7번 타자 및 1루수로 선발 출전한 변우혁은 앞선 타석에서 변화구만 집중적으로 노렸다. 그 결과 3회 초에는 헤이수스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익선상 2루타를 때려내기도 했다.

KIA 변우혁(가운데 빨간 헬멧)이 28일 고척 키움전 9회 초 역전 솔로포를 치고 양현종과 포옹받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경기 후 만난 변우혁은 "오늘 경기 내내 변화구를 노리고 있었다. 한 가운데 직구도 계속 치지 않았기 때문에 티가 많이 났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9회에는 상대 팀도 이 부분을 생각하고 있다고 역으로 생각했다. 또 (김)선빈 선배가 동점을 만들어줘서 부담 없이 초구 빠른 공을 노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동료들의 조언도 도움이 됐다. 변우혁은 "타격감은 왔다 갔다 한다. 어제 경기에서 내가 너무 치려고 덤빈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늘 (김)도영이도 내게 너무 빠르게 잡으려 하지 말라고 했다. 소크라테스도 항상 타이밍이나 멘탈적으로 도움이 되는 말을 많이 해준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번 홈런은 경쟁자 이우성의 복귀를 앞둔 시점이어서 변우혁 개인에게도 의미가 있었다. 지난달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이우성은 전날(27일) 퓨처스 경기에서 실전 복귀전을 치렀고 2안타도 때려냈다. 수비 후 몸 상태만 괜찮다면 조만간 복귀할 수 있어 같은 1루 포지션의 변우혁으로서는 조바심이 날 수도 있다.

이에 변우혁은 "사실 아직 난 주전이 아니라 생각하기 때문에 1루든 3루든 백업으로 팀에 필요한 상황에서 내가 할 것만 보여주려 한다. 백업으로서 할 수 있는 것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KIA 변우혁이 28일 고척 키움전 결승 홈런으로 승리를 이끈 뒤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오히려 많은 기회를 준 팀에 감사함을 표현했다. 변우혁은 "사실 내가 기회를 잘 받아먹지 못했는데도 감독님께서 계속해서 내보내 주셨다. 그래서 어떻게든 잘하려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만으로는 아무래도 결과가 잘 안 나왔다. 그 뒤로 최대한 '출전하면 그냥 나가는구나'라고 마음을 비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이 야구하면서 가장 최고의 홈런이었던 것 같다. 지난해에도 결승 홈런을 친 적은 있지만, 다 경기 초반에 나온 거였고 오늘은 연패를 끊는 홈런이었다. 아무래도 오늘까지 졌으면 경기 차가 여유가 있다고 해도 많이 안 좋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신경 쓰이는 팀은 지난해 우승팀이자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였다. 올 시즌 KIA가 1위를 독점하는 기간에 며칠이라도 선두를 빼앗은 팀은 LG가 유일하다. 변우혁은 " KT도 그렇고 LG는 아무래도 지난해 우승한 팀이기 때문에 신경 쓰인다"며 "압박감이 없을 수가 없다. 전반기에도 한 번 잡혀봤고 경기 차가 많이 나도 2위 팀에 잡히는 사례가 있었다. 지금도 경기가 많이 낭아서 2위 팀이 잡으려면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 끝까지 방심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경기 후 KIA 이범호 감독은 "경기 마지막까지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값진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0대3으로 끌려가던 8회 초 최원준의 투런 홈런이 나오면서 희망을 살릴 수 있었다. 9회 초 2사 후 김선빈의 동점 홈런과 변우혁의 역전 결승 홈런이 이어지면서 힘든 승부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김선빈과 변우혁 모두 적극적으로 자신의 스윙을 해 준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남겼다.

그러면서 "마운드에서는 양현종이 비록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6이닝을 비자책으로 호투해주면서 후반 역전의 발판을 마련해줬다. 곽도규, 이준영, 임기영으로 이어진 불펜진도 무실점 호투를 해주면서 팀 승리에 크게 기여해줬다. 특히 임기영이 1점 차 승부에서 완벽하게 틀어막아 줬다"며 "주간 승률을 5할로 마무리하게 돼서 다행이다. 선수들 모두 수고 많았고, 3연전 내내 뜨거운 응원을 보내주신 팬분들께도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고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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