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정말 좋은 사람…널 항상 리스펙트" 한일 국경 넘어버린 우정…日 국가대표 출신 무토 감동의 메시지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냉정하고 치열한 스포츠 경쟁 속에도 진한 우정이 있었다. 프리시즌 아시아투어에서 마주한 손흥민(33, 토트넘 홋스퍼)과 무토 요시노리(32, 비셀고베)가 경기 후 국경 넘은 우정으로 훈훈함을 자아냈다.
무토는 29일 개인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손흥민은 선수로서도 사람으로서도 최고다. 옛날부터 변함없이 크게 리스펙트하고 있다. 다시 만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나에게 유니폼을 줘서 너무 고마웠다. 앞으로 늘 행운이 함께하길 바란다"라는 피드를 올렸다.
손흥민을 향한 응원 메시지에 함께 활짝 웃고 찍은 사진이 있었다. 손흥민은 무토에게 자신의 사인 유니폼을 건넸고, 무토의 아들이 '찰칵' 세리머니를 하는 걸 보며 감탄했다. 경기장에선 무토와 등을 두드리는 한 컷을 올려 한·일 축구 팬에게 감동을 전달했다.
무토는 2015년 FC도쿄를 떠나 마인츠에서 유럽 무대에 도전했다. 마인츠에서 2018년까지 3시즌을 활약한 뒤 뉴캐슬 유나이티드로 건너가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밟았다.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이후 프리미어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치열한 주전 경쟁을 뚫지 못했고 에이바르 임대 후 비셀고베로 J리그에 돌아왔다. 일본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는 29경기에 출전한 바 있다.
손흥민과 인연은 프리미어리그 시절이었다. 일본 축구 전문지 '사커다이제스트'에 따르면, 손흥민은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렸던 비셀고베와 프리시즌 친선전 이후 취재진과 만나 "비셀고베엔 내 친구가 뛰고 있는 팀이다. 난 일본 선수들을 존중한다. 무토의 피지컬과 경기력은 훌륭하다. 잠깐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잠깐 만난 적이 있었는데 다시 만날 수 있어 기뻤다. 예전 추억도 생각나고 좋았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비셀고베전에서 지난 시즌부터 뛰었던 9번 공격수 포지션이 아닌 본래 위치인 왼쪽 윙어로 뛰었다. 토트넘은 손흥민과 함께 비셀고베를 압박하고 주도했는데 예상치 못한 선제 실점이 있었다. 미키 판 더 벤,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휴가 공백을 메우지 못했고 토트넘 후방이 흔들렸다. 파페 사르가 비셀 고베 크로스를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면서 선제 실점했다.
손흥민은 분위기 전환을 위해 비셀 고베 측면을 공략했다. 투혼을 발휘해 빈공간을 질주했지만 비셀 고베 수비 2~3명이 빠르게 에워싸 이렇다 할 공격 패턴을 만들진 못했다. 하지만 페드로 포로가 하프스페이스 침투 이후 간결한 볼 트래핑으로 동점골을 뽑아내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전반 20분에는 데얀 클루셉스키 패스를 받아 박스 안에 스루패스를 찔렀다. 브래넌 존슨을 보고 반대 전환을 했는데 이전 상황에서 오프사이드로 공격이 이어지지 않았다. 전반 21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비셀 고베 수비와 1대1을 걸어 '손흥민 존'에서 슈팅을 시도했다. 전반 38분엔 9번 자리에 위치한 데얀 클루셉스키에게 침투 패스를 찔렀지만, 클루셉스키가 수비를 등지고 돌지 못해 공격이 무산됐다.
전반 중반부터 펄펄 날았던 손흥민은 후반전에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완벽하게 몸이 풀린 듯 비셀 고베 수비를 이리저리 흔들었고 오른쪽 공격 전개 과정에서 동물적으로 파고든 뒤 정확한 슈팅으로 골망을 뒤흔들었다. 비공식 경기에서 멀티골을 넣었지만, 프리시즌 공식전에서 첫 골이었다. 5만 관중이 모인 도쿄에서 시그니처 '찰칵' 세리머니로 월드클래스 존재감을 보였다.
일본 투어가 끝난 뒤, 28일 손흥민은 토트넘 동료들과 함께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연전(팀K리그, 바이에른 뮌헨)을 위해 인천공항에 입국해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손흥민은 한국에서 2연전을 앞두고 "완벽한 컨디션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한국 팬 앞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