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9차 경선까지 90.41% 득표···김두관 “다른 목소리 필요없다는 건 전체주의” 비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가 28일 현재까지 누적 득표율 90.41%를 기록하며 ‘일극체제’를 재확인했다. 경쟁자로 나선 김두관 후보는 8.36%를 얻었다. 김두관 후보는 “당내 다른 목소리가 필요없다는 건 전체주의 사고”라며 비판했다.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공주시 교통연수원에서 열린 충남 지역 순회 경선에서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득표율 88.87%를 기록했다. 오후 CJB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충북 경선에선 88.91%를 얻었다. 김두관 후보는 충남 9.29%, 충북 9.6%를 기록했다. 김지수 후보는 충남 1.83%, 충북 1.49%에 그쳤다.
이날 연설회에서는 김두관 후보의 “소수 강성 개딸이 민주당을 점령했다”는 전날 발언이 논란이 됐다. 김두관 후보는 “당내 다른 목소리가 필요없다는 것은 전체주의 사고”라며 비판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는 “다른 목소리, 다른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우리 당에 미래가 있나”라며 “그렇게 해서 국민들 마음을 얻을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하지만 김두관 후보의 연설에 당원들과 지지자들이 모인 관중석에서는 “사과하라” “수박(비이재명계를 이르는 멸칭)” 등의 야유가 쏟아졌다.
이 후보는 “우리 민주당 안에 약간의 갈등이 있어 보인다”며 “그러나 정당이란 기본적으로 생각이 다른 사람이 모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다른 생각을 허용하지 않는 것, 상명하복하는 그런 모임을 우리는 군대, 조폭, 회사 이런 것처럼 ‘조직’이라 부르지, ‘당’이라고 하지 않는다”며 “당이란 무리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 저렇게 생각하는 사람 온갖 사람이 다 있는 거 아닌가”라고 했다.
그는 “우리 안의 차이가 아무리 큰들 우리가 싸워 이겨야 할 그들과의 차이만큼 크겠나”라며 “총구는 밖으로 향하자”고 강조했다. 당원들을 달래며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후 최고위원 후보들 정견 발표에서 김두관 후보에 대한 공격이 이어졌다. 김병주 후보는 김 후보의 발언을 두고 “잘못된 표현이다. 우리 열성 당원들을 모독하는 것”이라며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우면서 공방이 확산했다. 김병주 후보는 “열성 지지자의 전투지휘관이 돼서 제일 앞에서 싸우겠다”며 “이재명을 국군통수권자로 만들자”고 말했다.
정봉주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발언 철회와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개딸 점령’ 이야기는 조중동이 우리를 분열시키려고 하는 이야기”라며 김 후보를 맹비판했다. 정 후보는 “조중동의 악마화 놀음에 제일 많이 희생된 게 이재명 대표”라며 김 후보에게 재차 발언 철회와 사과를 요구했다.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명심’(이재명 전 대표의 의중)을 업은 김민석 후보가 전날 울산·부산·경남 경선에 이어 이날 충남·충북 경선에서도 1위를 하며 정봉주 후보(19.03%)에 이어 누적 득표율 2위(17.16%)로 올라섰다. 김 후보는 1~4차 경선에선 누적 득표율 4위에 머물렀으나, 전날 경선부터 정 후보를 바짝 추격했다. 이 후보 지지자들의 표가 모인 것으로 분석된다.
최고위원 경선 3위는 김병주 후보로 누적 득표율 14.31%를 기록했다. 그 뒤로 4위 전현희(13.2%) 후보, 5위 이언주(12.15%) 후보 순이다. 최고위원 경선은 5위까지가 당선권이다. 뒤이어 한준호(12.06%), 강선우(6.10%), 민형배(5.99%) 후보 순이다.
1~9차 경선을 치른 현재까지 순회 지역 선거인단은 총 28만7422명이며, 이 가운데 온라인 투표에 참여한 선거인은 9만1798명이다. 온라인 투표 참여율은 31.94%로 집계됐다.
당대표 후보 3명과 최고위원 후보 8명은 다음달 3일 전북에서 경선을 치른다. 전국 순회 합동 연설회는 다음달 17일 서울에서 마무리된다. 민주당은 8·18 전당대회에서 전국 대의원 투표 14%, 권리당원 투표 56%, 국민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당대표 1명과 최고위원 5명을 뽑는다.
현재까지 당대표 선거는 이 후보의 연임이 확정적이며 관찰 포인트는 득표율이다. 친명계는 이 후보가 득표율 90%를 돌파해야 2기 지도부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지만 중도 확장을 위해 일극체제는 좋을 게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전날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당의 ‘확장’을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정책과 인물에서 우위에 있었지만 0.7%(포인트 차이)의 아쉬운 석패를 교훈 삼아 확장을 지상 과제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 전당대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지지율은 오히려 하락세다. 7월 넷째주 민주당 지지율(전국지표조사·NBS)은 올해 최저치인 25%였다. 국민의힘 지지율(36%)과 격차가 11%포인트로 벌어졌다. 외연 확장, 중도층 포섭이 당이 당면한 과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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