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HBM 올인’…삼성전자에 반사이익?

이재연 기자 2024. 7. 2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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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효자' 노릇을 해온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 생산에 집중하면서 일반 디램 반도체의 공급 물량이 부족해져 가격이 치솟고 있는 탓이다.

올해 들어 하이닉스가 디램을 쌓아올려 만드는 고대역폭메모리 생산에 디램 물량을 집중하자, 일반 디램 시장에서는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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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집중하자 D램 공급 줄어 가격 치솟아
HBM 경쟁 밀려 D램 비중 높은 삼성전자 수혜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뉴스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효자’ 노릇을 해온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 생산에 집중하면서 일반 디램 반도체의 공급 물량이 부족해져 가격이 치솟고 있는 탓이다. 일반 디램의 수익성이 고대역폭메모리를 앞지르며, 고대역폭메모리 양산 경쟁에서 뒤진 삼성전자에 오히려 반사이익을 안겨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이닉스가 생산 전략에 변화를 줄지 주목된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집계를 보면, 에스케이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뒤 증권사 두 곳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엔에이치(NH)투자증권이 30만원에서 28만원으로, 하이투자증권이 26만8천원에서 21만7천원으로 낮췄다. 실적을 발표한 지난 25일 주가가 하루 만에 8.9% 내려앉은 데 이어 증권사들도 눈높이를 낮추는 모습이다.

시장에서 주목하는 주가 하락 요인은 단연 고대역폭메모리다. 그동안 하이닉스 주가에 날개를 달아줬던 고대역폭메모리의 수익성이 일반 디램에 역전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 것이다. 올해 들어 하이닉스가 디램을 쌓아올려 만드는 고대역폭메모리 생산에 디램 물량을 집중하자, 일반 디램 시장에서는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특히 연간 단위로 계약을 맺는 고대역폭메모리와 달리, 일반 디램은 분기 단위로 가격이 결정돼 값이 더 빠르게 오를 여지도 있다. 향후 고대역폭메모리 수요 폭증을 부른 인공지능(AI) 열풍이 잦아들거나 삼성전자가 시장에 본격 진입하면 고대역폭메모리 수익성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이닉스도 2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일반 디램의 수익성이 고대역폭메모리의 수익성에 비해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공급 실적이 미미한 4·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HBM3E) 대신 일반 디램 생산에 집중해왔다. 고대역폭메모리 열풍이 불러온 일반 디램 가격 급등세의 덕을 삼성전자가 톡톡히 보고 있다는 얘기다. 올 2분기에 시장 전망치를 크게 넘는 10조4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도 이런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보고서에서 “(고대역폭메모리 영향으로) 범용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부족이 예상보다 심해질 수 있다”고 짚은 바 있다.

에스케이하이닉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수익성 역전이 현실화하면 고대역폭메모리 생산을 줄이고 일반 디램 물량을 늘리는 게 더 유리한 탓이다. 다만 이 경우 엔비디아 등 고객사와의 관계는 물론 앞서나간 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의 입지도 추격을 허용할 수 있다. 하이닉스는 이에 대해 “고대역폭메모리 수익의 성장성과 안정성, 시장 내에서의 당사의 위상, 고객과의 관계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하겠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디램 수익성이 극대화되는 방안을 모색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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