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필버→거부권 반복… 국회, '승자없는 정쟁' 되풀이
禹의장엔 여야 숙려기간 요청
“결말 뻔한데 왜 하는지 모르겠다”
與 일부 ‘필버’ 실효성 놓고 자성
野 과방위, 이진숙 주내 추가소환
“97만원 빵 법카 구매 일부 검증
사직 전 무단 해외여행 정황도”
“이 바보들의 행진을 멈춰야 합니다.”(국민의힘 주호영 국회부의장)
여당 주도의 방송4법 필리버스터가 28일로 나흘째에 접어든 가운데 국회의장과 부의장이 잇따라 필리버스터를 둘러싼 국회 상황을 개탄했다. 우 의장은 이날 새벽 본회의장에서 주 부의장의 본회의 사회 복귀를 촉구하던 중 사실상 귀 기울이는 이 없이 ‘혼잣말’이 돼 버린 필리버스터에 대해 자조했다. 야당의 방송4법 강행 처리에 반대하며 본회의 사회를 거부 중인 주 부의장은 전날 관련 입장 표명에서 “국회의사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증오의 굿판을 당장 멈춰야 한다”며 야당의 방송4법 강행 처리와 여당의 필리버스터를 싸잡아 “바보들의 행진”이라 비판했다. 주 부의장은 우 의장에게 둘 다 중단시켜 달라고 요청하면서 “여야가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숙려기간을 더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흘째 필리버스터… 퇴장하는 야당 의원들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방송문화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시작하자 야당 의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퇴장하고 있다. 이날 국회에선 국민의힘이 야권의 ‘방송 4법’ 강행 처리를 저지하고자 신청한 필리버스터가 나흘째 이어졌다. 뉴시스 |
다만 민주당은 “거부권 남발로 삼권분립과 의회 그리고 대한민국 국정을 망가뜨린 게 바로 대통령 아니냐”며 현 상황의 책임이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일하는 국회를 방해하는 주 부의장은 그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야당 과방위원들은 이날 ‘대전MBC 현장검증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 후보자는 부여된 한도를 두 배나 초과해 개인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초과분에 대한 증빙은 단 한 건도 없었다”며 “심지어 아무 증빙 없는 초과분을 한도와 무관한 접대비로 처리한 분식 행위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 사직 직전인 2017년 크리스마스 연휴기간 무단 해외여행 정황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 후보자 대전MBC 사장 퇴임 당일 서울·대전 빵집에서의 97만원 상당 빵 구매 내역까지도 일부 검증했다고 밝혔다. 직접 대전MBC 사장 관사 근처 빵집을 찾았던 이들은 “남아있는 빵마저 얼마 없어, 쓸어 담아 결제했는데도 24만원이었다. 24만원 빵조차 최소 3명이 들어야 할 정도의 양이었다”고 했다. 직원들에게 빵을 돌렸단 이 후보자 설명이 거짓일 가능성이 높단 것이다. 이 후보자가 선결제하고 퇴직 이후 사적으로 유용했을 수 있단 게 야당 과방위원 측 주장이다. 이들은 “오는 금요일(8월2일) 열릴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이 후보자가 증인으로 출석하는 만큼, 후보자의 거짓말에 대해 법대로 위증의 죄를 묻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29일 과방위 회의에서는 이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예상된다. 보고서 채택이 불발되더라도 윤 대통령의 재송부 요청을 거치면 현안질의 전에 이 후보자가 방통위원장으로 임명될 수 있다. 이 후보자는 방통위원장 신분으로 사실상 인사청문회 성격인 현안질의에 응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김승환·김병관·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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