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 점령", "사과하라"…민주, '어대명' 기세 속 갈등 증폭
(서울·공주·청주=연합뉴스) 박경준 계승현 기자 = 반환점을 돈 더불어민주당 당권 레이스가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구도로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당대표 후보는 27일 부산·울산·경남(부울경), 28일 충남·충북 권리당원 투표까지 마친 결과 90%대 누적 득표율로 대세론을 굳히고 있다.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김두관 후보는 이 후보의 강성 지지층을 일컫는 속어인 '개딸'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반전을 노렸다.
정봉주, 김병주 등 친명(친이재명)계 최고위원 후보는 이를 맹비난하며 '일극 체제' 분위기에서 잠잠했던 갈등이 폭발할 양상이다.
반전도, 이변도 없는 '어대명' 득표율
이 후보는 20일 제주를 시작으로 28일까지 이어진 9곳의 권리당원 투표 결과 누적 득표율 90.41%를 기록하며 독주 체제를 굳혔다.
부·울·경 지역에서는 김 후보가 도지사를 지낸 경남(87.22%)을 제외한 울산(90.56%)과 부산(92.08%)에서 모두 90%를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충남(88.87%)과 충북(88.91%)에서도 압승을 거두며 사실상 승부는 끝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후보는 여태 경선을 치른 곳 중 제주(15.01%)와 경남(11.67%)을 빼면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하는 데도 실패하며 누적 득표율이 8.36%에 그쳤다.
김지수 후보의 누적 득표율은 1.23%다.
이제 당권 레이스를 지켜보는 시선은 승부가 뒤집히느냐보다 이 후보가 어느 정도의 득표율로 대표직 연임에 성공하느냐로 쏠리는 분위기다.
관건은 권리당원 전체의 73%가량이 있는 서울과 경기, 호남 지역의 경선 결과다.
경기지사를 지낸 이 후보가 수도권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김두관 후보가 선전하지 못하면 이 후보의 90%대 득표율이 깨지긴 어려워 보인다.
'어대명' 기류에 최고위원 경선도 '찐명 마케팅'
비명(비이재명)계 후보가 없는 최고위원 경선은 친명을 넘어 '찐명'(찐명) 마케팅의 장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현희 후보는 이날 공주시 충남교통연수원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이 후보를 반드시 대통령으로 만들겠다"고 했고, 민형배 후보는 "윤석열 독재를 무너뜨려야 이재명 정부를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언주 후보는 "이재명 대표와 대한민국을 행복한 나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고, 한준호 후보는 "이재명표 민생을 챙기겠다", 김민석 후보는 "이재명의 민주당은 세계 최고의 당원 대중 정당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고위원 경선은 유일한 원외 후보인 정봉주 후보의 선전이 눈에 띈다.
정 후보는 이날까지 누적 득표율 19.03%로 1위를 기록했다.
지난주까지 다소 부진했던 김민석 후보는 이재명 대표 후보 캠프의 좌장 역할을 맡아 친명 당원들의 지지세를 흡수하며 17.16%로 2위까지 올라섰다.
그 뒤를 김병주(14.31%), 전현희(13.20%), 이언주(12.15%), 한준호(12.06%), 강선우(6.10%), 민형배(5.99%) 후보가 쫓고 있다.
'개딸' 저격한 김두관에 고성·야유…친명 최고위원 후보 "사과하라"
김두관 대표 후보는 전날 부산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당내 소수의 강경 '개딸'들이 민주당을 점령했다"며 "이렇게 해서 대선과 지방선거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나"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날 오후 충북 청주 CJB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충북 합동연설회에서 김 후보가 마이크를 잡자 당원들 사이에서는 고성과 야유가 터져 나왔다.
친명계 최고위원 후보들 역시 김 후보를 비난했다.
정봉주 후보는 충남 지역 연설회에서 김 후보에게 "분열적 발언을 사과하라"고 요구했고, 김병주 후보는 "(김두관 후보가) 열성 당원들을 모독했다"고 주장했다.
김두관 후보는 합동 연설회 후 기자들과 만나 "(김병주 후보의 발언이) 듣기 민망했다"고 지적했다.
'일극 체제'를 둘러싼 갈등의 심화를 우려한 듯 이 후보는 기자들에게 "정당은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의견을 가진 곳"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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