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깬 한국 수영, ‘황금세대’ 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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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 보이' 박태환 이후 올림픽 메달권에서 멀어졌던 한국 수영이 '황금 세대'의 등장으로 긴 잠에서 깨어났다.
김우민은 2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위를 기록, 2012 런던 대회 박태환(자유형 200m·400m 은메달)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건 한국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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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세대' 신체적 불리함 극복하고 르네상스 견인
‘마린 보이’ 박태환 이후 올림픽 메달권에서 멀어졌던 한국 수영이 ‘황금 세대’의 등장으로 긴 잠에서 깨어났다.
김우민은 2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위를 기록, 2012 런던 대회 박태환(자유형 200m·400m 은메달)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건 한국 선수가 됐다. 황금 세대라는 평가에 부합하는 성공적인 첫걸음이다.
황금 세대가 두각을 나타낸 건 2021년부터였다. 올림픽 두 번째 메달리스트가 된 김우민을 비롯해 자유형의 황선우(강원도청) 이호준(제주시청) 지유찬(대구시청)과 배영의 이주호(서귀포시청)가 각종 국제대회에서 순위권에 들며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특정 선수가 아닌 멤버들의 고른 활약이 필요한 계영 종목에서도 선전하며 한국 수영의 미래를 밝혔다.
유망주였던 이들이 메달 기대주로 각인된 대회는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었다. 한국 수영은 역대 아시안게임 최다인 금메달 6개를 포함해 총 22개의 메달을 목에 걸어 단일 대회 최다 메달 신기록을 달성했다. 특히 당시만 해도 황선우에 가려졌던 김우민은 주 종목인 자유형 400m를 비롯해 자유형 800m와 계영 800m에서 금메달 3개를 획득하며 김장규 박태환 이후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3관왕을 차지했다. 한국 경영 역사상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딴 것도 이 대회가 처음이었다.
황금 세대는 올해 2월 카타르 도하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도 자신들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김우민은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자유형 200m에 나선 ‘간판’ 황선우도 롱 코스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수확했다. 계영 대표팀 역시 8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아시안게임의 결과가 운이 아님을 증명했다.
황금 세대의 비상은 불리한 신체조건을 극복하고 이뤄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수영은 종목 특성상 장신 선수가 유리하다. 직전 대회인 2020 도쿄 대회 평균 신장이 189㎝에 달할 정도다. 한국 대표팀의 ‘쌍두마차’인 황선우(187㎝)와 김우민(182㎝)은 평균에 못 미치는 신장을 가진 셈이다.
물론 이들의 윙스팬(양팔을 벌렸을 때 한쪽 손에서 반대쪽 손까지의 길이)이 각각 193㎝와 196㎝로 키보다 길긴 하지만, ‘수영 황제’로 불렸던 마이클 펠프스(2m)와 ‘신성’ 데이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205㎝)에 비해서는 여전히 짧다.
황금 세대는 이 같은 불리함을 기술훈련과 전략으로 극복했다. 이를테면 황선우는 이른바 ‘엇박자 수영’으로 불리는 로핑 영법을 통해 스피드를 끌어올린다. 그는 레이스 중 짧게 짧게 잠영 구간을 만들면서 체력을 축적하는 전술을 주로 활용한다. 김우민 역시 레이스 후반에 버틸 체력을 기르는 데 집중해왔다. 박태환 이후 꾸준히 이어진 황금 세대의 고민과 훈련이 파리에서 드디어 빛을 보기 시작했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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