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개딸 사과? 박정희와 무슨 차이냐"…이재명 "총구는 밖으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들이 28일 오전 충남 공주 충남교통연수원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는 28일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의 사과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김 후보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원이 모두 개딸이냐"며 "제가 명확히 말씀드린 것은 소수 강경 개딸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민주당의 다양성과 민주성이 왜 사라졌냐. '찍히면 죽는다'는 풍토가 왜 생겼냐. 이재명 당대표 후보와 경쟁하거나 비판하면 좌표 찍고 수박 깨기하고 문자폭탄 돌리고 심지어 의원 지역사무실이 아닌 개인 집 앞에까지 가서 시위를 한 사람들이 누구였냐. 이들은 민주주의자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윤석열 탄핵이라는 거대한 싸움이 있기 때문에 내부에 다른 의견이 있으면 안 되냐"며 "북한과 대결하고 있기 때문에 유신 체제를 선포했던 박정희 독재와 무슨 차이가 있냐"고 따져 물었다. 김 후보는 이어 "내부의 문제를 밖으로 돌려 위기를 모면하려는 꼼수 아니냐. 전체주의적 사고라고 생각한다"며 "진짜 당내 분열은 다양한 목소리를 막고 배타적으로 공격하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민주주의는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고 다양한 목소리가 토론을 통해 합의 이르는 과정"이라며 "민주당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되찾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전날 부산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당내 소수 강경 개딸(개혁의 딸)들이 민주당을 점령했다. 이렇게 해서 (민주당이) 차기 지방선거와 대선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냐"며 이 후보의 강성 지지층을 직격한 바 있다. 김 후보의 발언에 현장에서는 고성과 야유가 오가는 등 소란이 일었고 그 여파는 이날 충남·충북도당 경선에서도 이어졌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충남 공주 충남교통연수원에서 열린 제1회 전국당원대회 충남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김 후보가 부산에서 분열적 발언을 했다"며 "그런 분열적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 화합해야 한다. 하나가 되기 위해 철회하고 사과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 후보는 "윤석열 정권을 끝장내고 민주당 정권을 만들어내려면 전제조건이 있다"며 "첫째도 통합, 둘째도 통합, 셋째도 통합해야 한다. 통합하지 않으면 싸움도 정권 교체도 불가능하다"고 일침했다. 정 후보는 이어 "내가 이기는 게 아니라 민주당이 이겨야 한다"며 "원팀이 돼야 윤석열 정권을 탄핵하고 대선을 치르고 민주당 이재명 정권에 성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당내 공방이 지속되자 이 후보는 "총구는 밖으로 향하자"고 수습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충북 청주시 서원구 CJB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제1회 전국당원대회 충북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우리 안의 차이가 아무리 큰들 우리가 싸워 이겨야 될 그들과의 차이만큼 크겠냐"며 "우리끼리 안에서 아웅다웅하지 말고 더 큰 세상을 향해서 함께 손잡고 나아가자"고 강조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