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향해가는 美GDP·물가 … 파월 '결정적 한마디' 촉각
월가 "9월 피벗 확률 100%"
대선 국면에 모호한 신호땐
시장 요동칠 가능성도 있어
英, 4년 만에 인하 가능성
브라질 등 신흥국도 결정
추가 금리인상 압력 큰 日
7월·9월·10월 전망 엇갈려
미국, 일본, 영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 회의가 이번주 잇따르면서 글로벌 통화정책이 변곡점을 맞이할지 주목된다. 특히 미국의 기준금리 향방에 전 세계 금융시장의 시선이 쏠린 가운데 오는 31일(현지시간) 예정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오는 9월 기준금리 인하에 베팅한 상태지만, 그의 신호에 따라 시장이 요동칠 가능성도 있다.
일본은행(BOJ)이 같은 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논의하고, 영란은행(BOE)도 다음달 1일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이 밖에 브라질·칠레·콜롬비아·파키스탄 등 신흥국들도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이번주 글로벌 금리가 '피벗(통화정책 전환) 포인트'를 맞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27일 기준금리선물시장에서는 이번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연 5.25∼5.5%로 동결될 가능성을 93.8%로 보고 있다. 반면 9월 인하 가능성은 100%에 달한다.
12월 기준금리는 현 수준에서 0.25%포인트씩 3차례 인하될 가능성(56.9%)을 크게 보고 있고, 2차례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도 33.8%에 달한다.
최근 미국의 물가, 경기지표는 금리 인하에 힘을 싣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에 이어 6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도 시장 기대에 부합하며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PCE 지수는 작년 동월 대비 2.5%, 전월 대비 0.1% 올랐다. 특히 서비스 부문은 전월 대비 0.2% 오르는 데 그치며 8개월 내 가장 오름폭이 작았다.
연준이 물가지표로 삼는 PCE 가격지수는 미국 거주자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때 지불하는 가격을 측정하는 지표다. 비록 PCE 지수는 연간 기준으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유지하는 데는 충분하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무엇보다 파월 의장의 발언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그가 이번 FOMC에서 암시를 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피치 레이팅스의 미국 경제 리서치 책임자인 올루 소놀라는 "연준은 고용시장 상황을 살펴보면서 이번주 회의를 통해 9월 금리 인하 발판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블룸버그는 FOMC에 앞서 발표되는 7월 고용보고서가 판단의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29일 장 마감 후 발표되는 미국 재무부 분기발행계획(QRA)도 주시하고 있다. 미 재무부는 당초 3분기 국채 물량 규모를 8470억달러로 제시한 바 있는데, QRA로 발표되는 2차 3분기 발행 계획에서 규모에 변화가 있을지도 주목된다. 다만, 미국 대선 국면으로 인해 연준이 여러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할지에 대해서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영란은행은 그동안 총선을 앞두고 금리를 내리기 부담스러웠던 만큼 다음달 1일 회의에서는 4년여 만에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댄 핸슨 애널리스트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8월까지 14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결과로 현재 영국의 기준금리는 16년 만에 최고치인 연 5.25%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임금과 서비스물가 고공행진을 고려하면 회의 중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6월 이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가운데, ECB의 9월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두고 7월 물가와 2분기 유로존 GDP 지표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8년 만에 마무리한 일본은행은 이번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초엔저가 지속되고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심화로 금리 인상 요구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도 지난 18일 국회에 출석해 "경우에 따라서는 정책금리가 인상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WSJ에 따르면 최근 엔화 강세로 일본 수입물가가 내려가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을 보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엔화값 상승에는 일본 당국의 개입에 더해 금리 인상 기대감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1일 달러당 161.79엔으로 38년 만에 최저점을 찍은 엔화값은 25일 한때 151.94엔까지 급등했다. 이처럼 엔화 가치 강세가 이어지고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릴 경우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주식·채권 등 글로벌 자산시장에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신윤재 기자 /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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