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입점자들 첫 대책회의... 구영배 대표 出禁 요청

이기우 기자 2024. 7. 2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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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티몬과 위메프에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집단 소송 절차를 시작한 데 이어, 판매 대금을 정산 받지 못한 판매자들도 집단 행동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업체 950여곳이 약 1700억원의 거래 대금을 지급 받지 못한 데다, 오는 8~9월로 예정된 6~7월 거래 대금도 정산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정산되지 못하는 판매 대금이 수천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빌딩에서 열린 티몬.위메프 피해 입점 판매자대책 회의에 참석한 한 판매자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세 소상공인 업체가 대부분인 이들은 28일 서울 강남의 한 빌딩에서 1차적으로 30여명이 모여 대책 마련에 나섰다. 1시간여 동안 진행된 회의에 참석한 판매자 최모(33)씨는 본지에 “티몬과 위메프의 모기업인 큐텐 구영배 대표와 고위 임원들의 출국을 금지하고, 직원 인건비 등 해결을 위해 긴급 대출을 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국회 등에도 지원 요청을 하기 위해 추가 회의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 하남에서 쌀집을 운영하는 최씨는 “쌀 판매 대금 5억원을 받지 못했다”며 “직원 월급과 사무실 관리비로 최소 월 5000만원이 나가는데, 정산을 못받아 당장 직원을 정리해고해야 한다”고 했다.

위메프에서 반려동물 사료를 판매하는 류모(41)씨는 “위메프에서 6~7월 거래 대금 3억원을 8~9월 정산받아야 하는데, 지금 상황을 보아 하니 받을 수 있을까 몹시 불안하다”며 “사료를 공급받는 제조업체에서 이미 1억원의 대출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정산 대금까지 못 받으면 직원 4명 중에 1명은 다음달 중 내보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티몬에선 750사가 1097억원을, 위메프에선 195사가 565억원을 정산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는 5월에 발생한 거래 대금만 따진 것이다. 결제 후 1~2일 내로 정산하는 다른 이커머스와는 달리, 티몬·위메프는 거래가 발생한 다음다음달 정해진 날짜에 판매 대금을 지급한다. 8~9월에 정산해야 하는 6~7월 거래 대금을 합치면 미정산 금액 규모는 수천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티몬·위메프가 8~9월에 예정대로 거래 대금을 정산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날 금감원은 “큐텐 측이 5000만달러(약 700억원)를 북미 지역 계열사 위시로부터 조달하겠다는 의향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태가 커지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7일 페이스북에 관련 글을 올렸다. 한 대표는 “이번 사태의 책임자인 큐텐 구영배 대표 등 경영진은 신속히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국회 정무위에서 이커머스 업체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 대금 정산 안전장치 마련 등을 논의하겠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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