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이 점령" 김두관 비판에 …"수박 내려와" 野전대 아수라장

구정근 기자(koo.junggeun@mk.co.kr), 곽은산 기자(kwak.eunsan@mk.co.kr) 2024. 7. 2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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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충청서 득표율 90% 육박
역대최대 득표율 새로 쓸수도
일극체제 심화 우려 점점 커져
金, 안방 부울경서 반등 실패
개딸 발언엔 야유·욕설 쏟아져
이재명 "총구 밖으로 나가야"
28일 충남 공주시 충청남도교통연수원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충남 지역 당 대표·최고위원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운데)가 주먹을 불끈 쥐며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두관 당 대표 후보, 이 후보, 김민석 최고위원 후보. 뉴스1

"왕수박!" "내가 개딸이다 왜!"

28일 충남 공주시 충청남도교통연수원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충남 지역 순회경선에서 김두관 당 대표 후보가 연단에 오르자 순식간에 당원들의 야유와 비판이 쏟아졌다.

전날 김두관 후보가 "당내 소수 강경 개딸들이 우리 민주당을 점령했다"고 언급해 논란이 일어난 데 따른 것이었다. 이재명 당 대표 후보를 지지하는 다른 당원들도 "우" 하는 야유를 보냈다. 이어진 최고위원 후보 연설 때는 정봉주 후보가 김두관 후보의 사과를 요구하는 발언을 하자, 장내에선 다시 한번 김두관 후보를 향한 욕설이 분출했다.

김두관 후보는 전날 부산 합동연설회에서 "이렇게 해서 차기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며 논란의 '개딸' 발언을 했다. 장내는 "내려와" "나와" 등 이 후보 지지자들의 고성과 야유로 뒤덮였고 연설회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이러한 소동은 충북 지역 순회경선 연설에서도 반복됐다. 김두관 후보는 청주 CJB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연설회에서 "정 후보가 저보고 사과하라고 하더라. 그 정도 목소리도 수용 못하는 민주당이 아니지 않냐"며 "다른 차이를 인정하지 않으시는 겁니까"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민주가 없고, 다양성이 상실되고 역동성이 없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당원들 사이에서는 "수박아 시끄럽다" "끌어내려" 등 야유와 욕설이 순식간에 뒤섞여 나왔다.

김두관 후보 캠프는 앞서 이날 기자들에게 공지를 내고 "'소수 강경 개딸들이 민주당을 점령했습니다'라는 발언은 평소 소신"이라고 설명했다. 김두관 후보가 직접 해명에 나섰지만 일부 강성 당원들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이 후보는 이번 논란에 대해 "총구는 밖으로 나갑시다. 동네에서 한 명이라도 더 설득하고 이 나라 어떻게 나갈지 토론합시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 후보는 충남·충북 순회경선에서 각각 88.87%, 88.91% 득표율을 기록하며 압도적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날까지 이 후보 누적 득표율은 90.41%다. 경쟁자로 나선 김두관 후보의 충남·충북 득표율은 9.29%, 9.60%로 누적 득표율 8.36%에 그쳤다.

이 후보는 이날 '먹사니즘' 문제와 당원 주권주의를 재차 부각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는 것 그게 바로 정치 아니겠나"라며 "기본소득, 기본주거, 기본의료 등을 책임지지 않을 수 없다. 바로 국민의 기본적 삶이 국가 공동체에 의해 보장되는 기본사회"라고 강조했다.

김두관 후보는 이 후보의 외연확장 정책을 비판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이 후보의 먹사니즘을 완성하려면 많은 재원이 투자돼야 한다. 최근에 정부·여당에서 법인세·상속세·청년세·종합부동산세를 깎을 대로 깎았다"며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고 직격했다. 이어 "소득 격차, 자산 격차, 자원 격차를 줄이는 게 우리 당의 오랜 정책 기조"라며 "부자 감세는 절대 안 된다. 재원 없이 어떻게 먹고사는 문제, 먹사니즘을 실현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 당권 레이스가 반환점을 지나는 가운데 경선이 치러진 9개 지역 중 5개 지역에서 90% 이상 지지를 얻었다. 이변이 없는 한 이 후보가 지난 전당대회에서 기록한 역대 최대 득표율(77.7%)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두관 후보가 전날 정치적 기반인 PK(부산·울산·경남)에서도 반등세를 보이지 못하면서 정치권에선 '구대명'(90%대 득표율로 이재명)이라는 신조어가 언급된다. 이를 두고 이 후보 2기 체제의 동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당내 전망이 우세한 반면, 이재명 일극 체제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온다.

민주당은 17개 시도 순회경선을 진행한 뒤 다음달 18일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를 선출한다.

[공주·청주 구정근 기자 / 서울 곽은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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