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경제 역성장… '국민 눈높이' 외치는 정치, 언제 민생 보살피나

양재찬 편집인 2024. 7. 2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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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양재찬의 프리즘
2분기 경제성장률 -0.2% 역성장
민간소비와 건설투자가 감소세로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상승해
국민연금 개혁은 여전히 공회전 중
여야 정당들 대치 상황으로 치닫아
경제ㆍ정치ㆍ사회 곳곳에서 퇴행
경제는 뒷걸음하고, 정치와 사회 곳곳은 퇴행하고 있다. 이런 판에 여야 정당은 브레이크 없는 대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올바른 정치를 펼칠 때다.[사진=연합뉴스]

2분기 경제성장률이 -0.2%로 역성장했다. 2022년 4분기 이후 1년 반 만의 마이너스 성장이다. 1분기에 반짝했던 민간소비와 건설투자가 감소세로 바뀌었다. 1분기에도 위축됐던 설비투자는 감소폭이 커졌다. 반도체 등 주요 산업의 수출 호조가 내수로 이어지는 낙수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수출 개선 흐름 지속, 수출증가에 따른 설비투자 개선, 물가둔화에서 비롯된 실질소득 회복을 전제로 연간 성장률을 2.6%로 전망했다. 7월 경제동향에선 "제조업ㆍ수출 호조세에 내수회복 조짐이 가세하며 경기회복 흐름이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2분기 경제성적표를 보면 수출 증가세가 둔화한 데다 1분기 수출이 주도한 깜짝성장이 설비투자와 내수로 연결되지 않았다. 재정을 조기 집행한 덕분에 정부소비가 역성장폭을 줄이며 버텼지만, 하반기에는 시간이 갈수록 재정 여력이 약해져 내수 부진은 더 심화할 수 있다.

고금리ㆍ고물가 속 내수 침체가 이어지자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고전하고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10년 내 최고치로 상승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로 대변되는 건설경기는 여전히 냉랭한데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오르고 있다.

경제만 뒷걸음하며 어려운 게 아니다. 정치와 사회 곳곳에서 퇴행하고 있다. 21대 국회 막판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4%(현행 보험료율 9%, 소득대체율 40%)'로 합의가 이뤄지나 싶었던 국민연금 개혁은 22대 국회가 개원한 지 두달이 돼 가지만 공회전하고 있다.

의료 파행도 5개월 넘게 진행형이다. 서울 빅5 등 수련병원들이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수리하고, 새로 하반기에 수련할 전공의를 모집 중이다. 의대 교수들은 상급 연차 전공의가 없는 상황에서 1년차 전공의 수련의 질 저하가 우려되고, 지방 사직 전공의가 수도권 병원으로 옮길 경우 열악한 지역 필수 의료가 몰락할 것이라며 반대한다.

때 이른 폭염에 게릴라성 호우 등 기후위기는 이미 뉴노멀인데, 정부 대응은 과거 방식을 벗어나지 못해 피해가 막심하다. 여름휴가철에 터진 전자상거래업체 티몬ㆍ위메프의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는 그렇지 않아도 부진한 내수에 악재다. 티몬과 위메프는 결제대금을 보관했다가 최장 2개월 뒤 지급했다. 판매대금 일부를 인수ㆍ합병 자금에 쓴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셀러 런(판매자 탈출)'에 거래량이 줄고 현금이 제대로 돌지 않는 악순환이 나타났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무제한 20% 할인을 내세워 팔았다가 대규모 환불 중단 사태를 빚은 '제2의 머지머니 사태' 우려도 제기된다. 이참에 온라인 쇼핑몰이 판매대금 일부를 유용하거나 다른 사업에 끌어다 쓰지 못하도록 제도를 보완하고 소비자 피해를 줄일 안전장치를 강구해야 마땅하다.

이런 판에 여야 정당들은 강성 지지층에 기대어 브레이크 없는 대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상임위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조치법'을 통과시켰다. 이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내세운 공약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국민 1인당 25만∼35만원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도록 하는 법안이다.

정부 여당은 나랏빚을 내 13조원 이상 풀어도 경기진작 효과는 적고 물가만 자극할 것이라며 반대한다. 정부가 25일 상속세 최고세율을 낮추는 등의 세법개정안을 내놓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세수펑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여야는 '부자 감세론'을 놓고 충돌할 것이다.

여름휴가철에 터진 전자상거래업체 티몬ㆍ위메프의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는 그렇지 않아도 부진한 내수에 악재다.[사진=연합뉴스]

한국 외교는 지정학적 여건과 역사적 배경으로 정교한 조정 능력과 균형 감각을 요구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로 미국 대통령선거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민주당)이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이든 누가 당선돼도 미국우선주의에 입각한 보호무역은 강화될 태세다. 미국 대선 리스크에 대비하는 치밀한 외교 및 경제안보 전략이 절실하다.

4ㆍ10 총선 이후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와 정당 지지율을 보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체코 원전 수주에 힘입어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30%선을 맴돈다. 정당 지지율은 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보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도 있지만, 독주하거나 거만하지 않고 민심에 역행하거나 거스르지 않고 살피라는 국민의 주문과 바람으로 해석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대표는 23일 당선 수락 연설에서 "국민의 마음과 눈높이에 반응하자"고 강조했다. 이튿날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만찬 회동에서 맥주와 콜라를 들고 러브샷을 했다. 정치행위는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민심과 시대정신, 세계정세를 바로 보고 행하는 올바른 정치와 정책이 관건이다.

양재찬 더스쿠프 편집인
jaya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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