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 700억 조달 `불확실`…당국 "구체적 계획 못 받아"

구영배 큐텐 대표. <사진=연합뉴스>

티몬·위메프 모회사 큐텐그룹이 8월 중 5000만달러(약 700억원)를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조달 방식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28일 "최근 면담 과정에서 큐텐 측이 사태 수습을 위해 5000만달러의 자금 조달을 계획하고 있다는 의향을 밝혔다"면서도 "이를 위한 계획 제출 요구에 대해선 아직까지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업계에는 큐텐그룹이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한 자금을 해외 계열사인 '위시'(Wish)를 통해 조달할 계획이라고 알려졌다. 위시는 큐텐이 올해 2월 23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북미·유럽 기반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큐텐이 인수 당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대금을 끌어다 썼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번에 700억원가량의 자금을 조달해도 이번 사태 피해액에 비하면 역부족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파악한 미정산 금액만도 위메프 565억원(195개사), 티몬 1097억원(750개사) 규모다. 이는 5월 판매대금 미정산만으로, 6~7월분 미정산분 추가 발생 및 소비자 환불액까지 고려할 경우 큐텐이 확보해야 하는 자금은 크게 불어날 전망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중국자금 600억원 지원설이 거론되는 등 자금 조달 계획을 여러 통로로 세우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조달 방안의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은 전날 피해자들에게 중국자금 600억원을 담보로 대출해보려고 한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가, 취재진이 다시 설명을 요청하자 "들은 적이 있다고 말씀드린 것"이라며 "아마도 그럴 것 같은데 정확하지는 않다"고 한발 물러선 바 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