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가면 사과엔딩...'갑질 폭로' 박슬기→김새롬, 가해자 색출보다 위로가 필요한 때 [TEN피플]

이소정 2024. 7. 2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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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이소정 기자]

사진=텐아시아DB



산전수전 다 겪은 리포터 출신 박슬기와 김새롬의 '갑질 폭로'가 화제 되는 가운데, 가해자로 여러 인물이 추정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애꿎은 사람들이 누명을 써 폭로한 연예인들이 사과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될 수 있다. 수십 년 지나도 잊히지 않는 상처를 안고 사는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가해자 색출보다 따뜻한 격려다.

28일 누리꾼 사이에서는 박슬기와 김새롬에게 상처를 입힌 가해자가 누군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27일 장영란은 유튜브 채널 'A급 장영란'을 통해 박슬기, 하지영과 함께 김새롬 집에 방문해 신인 시절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을 공개했다.

장영란은 "우리가 여태까지 살아남아 방송계에 있다"며 뜻깊은 의미를 되짚었다. 그는 "리포터는 자기 삶이 없다. 개인 약속 있는데, 방송 스케줄이 잡히면 일해야 했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김새롬은 공감하며 "시상식이나 결혼식장 가면 우린 초대받지 않은 불청객이었다. 덩치 좋으신 카메라 감독님들한테 밀리지 않으려고 몸싸움 수준으로 열심히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이들은 일정 갔다 오면 허탈하고 속상했던 심정을 나눴다.

사진=유튜브 채널 'A급 장영란' 캡처



김새롬은 21살에 당한 갑질을 폭로했다. 그는 "10회 분량의 방송을 하던 때다. 방청객 쏟아지고 있는 로비에서 선배가 '부모가 가정 교육을 어떻게 했냐?'라고 하더라"고 털어놨다. 매니저의 중재로 갑질 선배와 옥상으로 올라갔다고. 김새롬은 "내가 '선배님 자세하게 말씀해 주시면 시정하겠습니다' 했더니, 말대꾸한다고 손찌검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론은 그 선배랑 했던 방송 9회가 남았었는데, 1회하고 나머진 나 혼자 했다"고 전했다.

누리꾼 사이에서는 김새롬이 이야기한 내용을 바탕으로 프로그램과 갑질 선배가 누군지에 대한 추측이 한창이다. 그가 언급한 시기와 10회까지 방송한 프로그램을 찾으면 어렵지 않게 추려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다수가 출연한 터. 특정 인물을 지목하긴 어려웠다. 이에 여러 사람이 의심받고 있다.

사진=유튜브 채널 'A급 장영란' 캡처



박슬기도 영화 찍었을 때 겪은 갑질 일화를 공개했다. 그는 "'키스 더 라디오'를 하고서 현장에 늦게 도착했다. 늦는 상황을 다 아는 상태였는데도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 그래서 난 햄버거를 안 먹었다. 나 때문에 바빴던 매니저만이라도 먹으라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박슬기는 "A 오빠가 우리 매니저 오빠 귀싸대기를 때리더니 '개XX야, 네 배우가 안 먹는데 너는 왜 먹어'라고 화풀이했다"고 밝혔다.

박슬기가 출연한 영화가 많지 않은 터. 게다가 '키스 더 라디오'를 진행했던 시기라고 말했기에 유력 인물에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김새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정확히 한 사람을 색출할 수는 없었다.

앞서 '익명'의 이야기를 한 뒤 논란이 커지면서 일화와 상관없는 사람이 가해자로 억울하게 지목당해 해명하고, 폭로자가 사과하는 사례가 있었다. 지난 16일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차량 전복 사고를 낸 개그맨 K씨에 관해서도 김형인, 김대범이 뜬금없이 의심받아 해명에 나서는 일이 있었다.

4월엔 '강심장VS'에 출연한 남규리가 작품에 함께 출연한 여배우 모임에서 따돌림당했다고 폭로해 여러 사람이 가해자로 떠올랐다. 2022년엔 허이재가 한 배우로부터 성관계 요구와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배우가 현재 유부남이며, 활발히 활동 중이라고 밝혔다. 누리꾼은 허이재의 증언을 토대로 남성 배우를 특정했다. 논란이 커지자 허이재는 "억울하게 거론된 배우분께는 전화를 드려서 죄송하다는 사과를 전했다"고 밝혔다.

사진=유튜브 채널 'A급 장영란' 캡처



베테랑 방송인들이 '갑질' 폭로한 목적이 누리꾼에게 범인을 색출해 매도해달라는 목적은 아닐 터. 어려운 시절을 딛고 '롱런'하는 현재의 모습에 박수 받고 싶었을 거다. 장영란은 "고생 많았다, 앞으로는 꽃길만 걷길 바란다"는 팬들의 진심 어린 댓글 하나하나에 하트를 누르며 위로받고 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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