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IA에 기적이 일어났다… 9회 2사 후 김선빈-변우혁 홈런으로 대역전승 ‘3연패 탈출’-키움 최하위 탈출 실패 [고척 게임노트]
[스포티비뉴스=고척, 김태우 기자] 꼴찌 팀도, 선두 팀도 승률 0.333에서 0.666 사이에 다 위치하는 게 야구다. 최하위 팀이 선두 팀을 언제든지 이길 수 있는 것도 야구다. 하지만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키움도 보여줬지만, KIA도 보여줬다. KIA가 극적인 역전승으로 벼랑 끝에서 기어올랐다.
KIA는 28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과 경기에서 0-3으로 뒤진 경기를 8회 최원준의 추격 투런포, 9회 2사 후 김선빈의 동점 솔로포, 그리고 변우혁의 역전 솔로포로 뒤집으며 4-3 대역전승을 거뒀다. 3연패와 스윕 위기에서 벗어난 KIA(60승38패2무)는 극적으로 60승 고지에 선착했다. 반면 최하위 탈출을 눈앞에 두고 있었던 키움(41승56패)는 그 목전에서 눈물을 흘렸다.
KIA는 선발 양현종이 6이닝 동안 99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비자책 3실점을 기록했다. 3실점하기는 했지만 자책점이 하나도 없다는 점에서 결국 수비 지원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곽도규가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이준영 임기영으로 이어지는 불펜도 키움 타선을 막아내며 승리를 거뒀다.
타선은 김도영이 고척돔 천장을 맞히는 2루타를 비롯해 2안타 활약을 했고, 최원준이 8회 추격의 투런포를 터뜨리며 분전했다. 경기 내내 부진했던 김선빈은 극적인 동점 솔로포를 쳤고, 변우혁은 역전포 포함 2안타로 대활약했다.
반면 키움 선발 헤이수스는 7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최근 두 경기 연속 부진에서 벗어나는 데는 성공했으나 승리투수 요건을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날렸다. 이날 헤이수스는 최고 시속 151㎞, 평균 148㎞의 포심패스트볼(43구)을 비롯, 커브(10구), 슬라이더(19구), 체인지업(11구), 최고 151㎞, 평균 149㎞의 투심(13구)을 자유자재로 던지며 리그 최강 타선인 KIA를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그러나 팀이 9회 역전을 허용해 시즌 11승 달성은 실패했다. 8회 등판한 양지율이 2실점했고, 9회 김성민이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놓고 연겨푸 홈런을 맞아 땅을 쳤다.
타선은 최주환이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활약했고 송성문도 1안타 1타점으로 최근 활약상을 이어 갔다. 이용규도 1안타를 기록했다.
3연승, 그리고 이틀 연속 1점차 승리, 여기에 전날 끝내기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가 좋았던 키움은 이주형(우익수)-도슨(좌익수)-송성문(3루수)-김혜성(2루수)-최주환(1루수)-고영우(지명타자)-김재현(포수)-이재상(유격수)-이용규(중견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선발은 헤이수스가 나섰다. 헤이수스는 최근 2경기에서 10이닝 동안 9점의 자책점을 내주며 두 경기 연속 패전을 기록하는 등 3연패 중이었다. 하지만 시즌 20경기에서 10승7패 평균자책점 3.57로 비교적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 기대가 몰렸다.
연패 탈출에 나선 KIA는 이창진(좌익수)-최원준(우익수)-김도영(3루수)-최형우(지명타자)-소크라테스(중견수)-김선빈(2루수)-변우혁(1루수)-김태군(포수)-박찬호(유격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상대 선발인 좌완 헤이수스를 맞이해 우타자들을 최대한 많이 동원했다. 이창진이 1번 타순에 위차하고, 변우혁이 선발 1루수, 김태군이 선발 포수로 나갔다. 이범호 KIA 감독은 최근 타격감이 썩 좋지 않고 체력 부담이 있는 김선빈의 휴식도 고려했으나 이날 상대 선발이 좌완임을 고려해 선발로 투입했고, 다음 주에는 적절한 시기에 휴식을 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전날 끝내기 패배를 당한 전상현에게 44구를 던지게 한 것에 대해 “어제 이형범과 김승현 둘이 남아 있었다. 장현식은 어제 안 던지기로 되어 있었다”면서 “상현이 스타일도 그 상황에서 내려오는 게 더 찜찜할 것 같기도 했다. 본인도 내려오라고 해도 안 내려왔을 것이고 본인이 책임을 지고 싶은 그런 것도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5일 정도 쉬었고 연장 가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판단은 내가 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전상현은 이날 등판이 어렵고, 최지민도 하루를 쉰다고 말했다. 나머지 불펜 선수들로 총력전을 할 뜻을 드러냈다.
경기 초반은 치열한 투수전 속에 KIA 실책이 도드라졌다. KIA는 1회 2사 후 김도영이 고척돔 천장을 맞히는 2루타를 치고 나갔다. 페어 지역 천장에 맞은 공이기 때문에 고척돔 로컬룰에 따라 2루타로 인정됐다. 하지만 황당한 상황에도 헤이수스는 흔들리지 않고 최형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위기를 넘겼다.
그러자 키움이 1회 2점을 먼저 내며 전날 승리의 기운을 이어 갔다. 선두 이주형이 3루 방면으로 강한 타구를 날렸는데 3루수 김도영이 이를 잘 잡지 못해 실책으로 출루했다. 1사 후 송성문이 해결사로 나섰다.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치며 1루 주자 이주형을 홈까지 불러들였다. 키움은 1사 2루에서 김혜성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최주환이 좌전 적시타를 치며 1회에 2득점했다. 모두 비자책점이었다.
헤이수스는 2점 리드를 등에 업고 더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특히 좌타자를 상대로는 막강한 모습을 보여주며 힘을 냈다. 2회 소크라테스에게 빗맞은 안타를 맞았지만 소크라테스가 2루를 욕심 내다 횡사하며 오히려 헤이수스를 도와줬다. 이후 3회까지 단 한 타자에게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으며 오히려 KIA를 조급하게 했다.
KIA는 4회 1사 후 김도영이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갔고 최형우 타석 때 폭투로 2루까지 진루했다. 하지만 최형우가 중견수 뜬공, 소크라테스가 삼진으로 물러나며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그러자 키움은 4회 추가점을 뽑았다. 역시 상대 실책 덕이었다. 키움은 4회 1사 후 최주환이 우측 담장까지 날아가는 2루타를 치고 나갔다. 고영우의 유격수 땅볼로 2사 3루가 된 상황에서 결정적인 실책이 나왔다. 김재현의 유격수 땅볼 때 유격수 박찬호가 공을 한 번에 잡아내지 못하고 한 번 떨구는 바람에 김재현이 1루에 먼저 들어가 득점이 만들어졌다. KIA로서는 허탈한 점수였다.
KIA는 0-3으로 뒤진 5회 1사 후 변우혁이 좌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를 치고 나가 다시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지만 김태군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박찬호의 볼넷으로 2사 1,2루 불씨를 살렸지만 이번에는 이창진이 힘없는 1루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나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다. 키움도 3-0으로 앞선 5회 선두 이용규가 2루타를 치고 나갔지만 후속타가 나오지 않으면서 도망가지 못했다.
양쪽 마운드가 모두 힘을 낸 가운데 KIA가 8회 드디어 점수를 내고 추격을 시작했다. 키움은 헤이수스가 7회로 임무를 마무리하고 양지율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양지율은 대타 한준수를 3루수 뜬공으로, 대타 홍종표를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이창진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여기서 최원준이 2B의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뒤 양지율의 3구째 패스트볼을 제대로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터뜨려 단숨에 1점차까지 추격했다.
키움은 3-2로 앞선 8회 송성문이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쳐 득점권에 나갔다. 그러나 김혜성이 삼진, 최주환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KIA는 여기서 임기영을 올려 마지막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아내고 타선에 공을 넘겼다.
여기서 KIA 타선의 막판 집중력이 빛났다. 키움은 김성민이 마운드에 오른 가운데 KIA는 9회 선두 최형우가 2루수 땅볼, 소크라테스가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패색이 짙어졌다. 아웃카운트 하나가 남았다. 그러나 여기서 김선빈이 김성민의 초구 투심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극적인 동점 솔로홈런을 치며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키움 코칭스태프가 마운드를 방문해 김성민을 안정시키려 했으나 이어 변우혁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았다. 변우혁 역시 김성민의 초구 투심을 받아쳐 좌중간을 총알처럼 넘기는 극적인 역전 솔로홈런으로 이날 들어 첫 리드를 잡았다. 경기 내내 지고 있다가 9회 2사 후 극적인 역전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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