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고성에 삿대질 난무하는 `막장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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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가 난장판이다.
아직 국회 개원식조차 열지 못했으나 부끄러움은커녕 고성과 막말이 난무한다.
감정 섞인 폭언은 본회의뿐 아니라 국회 상임위원회에서도 쏟아진다.
지난 24~26일 사흘간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는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게 "뇌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말해 설전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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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가 난장판이다. 아직 국회 개원식조차 열지 못했으나 부끄러움은커녕 고성과 막말이 난무한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의 '방송 4법' 강행 처리를 저지하고자 국민의힘이 신청한 필리버스터는 28일 여야 의원들의 참여 속에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공영 방송의 혼란을 막으려면 '방송 4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야권의 방송 장악이라고 맞서고 있다.
필리버스터는 법안 처리에 반대하는 소수당이 합법적 수단을 동원해 다수당의 의사 진행을 지연시키는 게 골자다. 여야는 이 과정서 날 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대부분의 의석은 텅 비었고 필리버스터 중간에 "동물의 왕국", "개판", "겁도 없이", "어디서 그렇게 배웠냐", "시끄럽다" 등의 막말을 내뱉으며 삿대질을 서슴지 않는다. 그간 행태를 보면 필리버스터는 야당 주도로 종결된 뒤 법안 처리가 이뤄지고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정해진 수순이라는 점에서 실효성에 의문도 제기된다.
감정 섞인 폭언은 본회의뿐 아니라 국회 상임위원회에서도 쏟아진다. 지난 24~26일 사흘간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는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게 "뇌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말해 설전이 벌어졌다. '중상모략', '헛짓거리'라는 표현을 놓고 야당과 이 후보자가 서로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촌극도 빚어졌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민청원 청문회' 개최 과정에서 말싸움이 오갔다. 지난 19일 윤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 진행 도중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에게 "뭘 쳐다보냐. 계속 째려보고 있다"고 하자 곽 의원은 "보지도 못 하냐"고 맞받았다. 지난달 25일에도 "국회법 공부 좀 하고 오라", "공부는 내가 더 잘 했다"는 유치한 말씨름이 이어졌다.
당내에서도 '제 살 깎아먹기식' 집안싸움을 벌인다. 7·23 국민의힘, 8·18 민주당 전당대회가 대표적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경우 지지자 간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민주당 역시 전날 김두관 당대표 후보가 부산 합동연설회에서 "당내 소수 강경 개딸들이 당을 점령했다"고 직격하며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을 지지자들이 양극단으로 나뉘면서 특정 정치인들이 당내 주도권을 갖고자 팬덤 정치에 몰두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윤종빈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가 점점 극단화되고 있는데 협치, 포용으로 유도하는 지도자들이나 문화가 아예 없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또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 후보 간 갈등 양상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여소야대 구도가 형성되며 대립이 한층 심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팬덤 정치는 항상 존재해왔고 2012년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 몸싸움이 사라지며 말싸움이 격화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과거 국회에서는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뒤엉켜 몸싸움을 하고 최루탄이나 망치 등이 등장하는 일까지 있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여야가 심한 공방을 주고받는 것을 잘 한다고 할 수는 없고 질타 받아야 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팬덤은 항상 있기 마련이다.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동물 국회'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다만 조금씩 발전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정치인들이 자성할 수 있도록 국민과 언론이 문제점을 지적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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