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친윤' 정책위의장 교체할까?...'러브샷' 윤한 관계 첫 시험대

박소연 기자 2024. 7. 2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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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한동훈, 친한계로 교체해 '과반 우군' 확보 필요성…당 일각서 원내대표와의 호흡 강조하며 유임 압박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하고 있다. 2024.7.25/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한동훈 신임 국민의힘 대표의 지도부 구성에서 정책위의장직 인선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친윤'(친 윤석열 대통령)계를 중심으로 정점식 현 정책위의장을 유임하는 '탕평인사'를 압박하는 가운데 한 대표 측은 교체에 무게를 두고 있어 일각에선 당내 내홍 또는 당정 갈등 우려가 제기된다.

28일 여권에 따르면 주요 당직자 후보들에 대한 인사 검증 작업을 진행 중인 한 대표는 이르면 오는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부 인선을 발표할 전망이다.

한 대표는 당선 후 수락연설 등에서 '민심과 국민의 눈높이'를 기준으로 변화를 시작하겠다며 당 개혁을 예고했다. 정책을 통한 '유능함'의 복원, 외연확장과 유권자 연합 복원도 약속했다.

미래를 위한 변화에 방점을 찍은 한 대표로서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한동훈표 지도부 구성이 급선무다. 이 가운데 정책위의장 인선이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추경호(오른쪽)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6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방송문화진흥회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반대하는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지켜보고 있다. 왼쪽은 정점식 정책위의장. /사진=뉴시스

현재 9명의 지도부 가운데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는 한 대표 본인을 포함해 장동혁 최고위원, 진종오 청년최고위원 등 3명이다. 추경호 원내대표와 김재원·인요한·김민전 최고위원 등 4명은 범 친윤계 인사로 분류된다.

한 대표로서는 정책위의장과 지명직 최고위원을 친한계 인사로 앉혀야 5명으로 과반의 우군을 확보, 안정적 지도부 구성이 가능하다.

다만 정책위의장의 경우 과거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로 선출될 만큼 원내대표와의 호흡이 중요하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정책위의장은 당 대표가 원내대표와의 '협의를 거쳐' 의원총회의 추인을 받아 임명하도록 돼 있다.

이 때문에 당 대표라 해도 추 원내대표와 끈끈한 신뢰관계를 가져온 정 정책위의장을 굳이 교체할 필요가 없다는 유임론이 당 일각에서 거론된다. 지난 5월 임명된 정 정책위의장의 경우에도 당헌상 1년 임기가 보장된다며 유임 의지를 밝힌 상태다.

이런 분위기에서 한 대표가 친한계 인사로 정책위의장을 교체한다면 시작부터 원내대표단과 각을 세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정 정책위의장을 유임시킬지, 교체할지에 따라 '탕평인사'의 여부가 갈린다는 해석마저 나온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으로 비상대기하고 있는 당 관계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4.07.26. /사진=뉴시스 /사진=조성봉

국민의힘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원래 정책위의장이 원내대표 러닝메이트였는데 러닝메이트 구하기가 힘들단 얘기가 나와서 이준석 전 대표 체제에서 대표가 임명하는 것으로 바꾼 것"이라며 "추 원내대표와 호흡이 좋은데 바꿀 필요가 있나.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경쟁관계가 되면 모두가 피곤해진다"고 했다.

반면 엄연히 당대표에게 임명권이 있는 정책위의장 인선에 대해 사실상 압박을 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단 지적도 만만찮다. 일각에선 용산 대통령실의 개입을 의심하면서 최악의 경우 당정 갈등이 표면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윤 대통령은 최근 한 대표가 선출된 다음날 대통령실로 초청해 러브샷을 하며 당정 화합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전당대회 과정이 이렇게 격하게 진행됐는데 한 대표가 과반 우군 확보를 포기할 수 있겠나. 정 의원이 임기를 운운하며 버티고 있는 것 자체가 정 의원의 스탠스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 측은 정책위의장을 포함해 모든 인선은 백지 상태에서 꾸린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한 대표측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정 정책위의장의 유임설에 대해 "새 대표가 뽑히면 백지에서 새로 지도부를 구성하는 게 맞다"며 "모든 당직자들은 사표낸 것으로 간주하고 인선을 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방송문화진흥회법(방문진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중 정점식, 조지연 등 동료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4.7.28/사진=뉴스1

또 다른 한 대표측 관계자는 "당 대표가 업무 연속성 등을 감안해 정책위의장을 유임하는 것과 스스로 유임이 당연하다며 버티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했다.

정책위의장을 교체하고 싶어도 후보군이 많지 않은 것은 변수다. 또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3선 의원 중 정점식 의원을 대체할 후보감이 있는지 그 부분이 가장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지명직 최고위원으론 친한계 재선 의원인 김형동·배현진·서범수 의원과 최고위원에 출마했다 낙선한 초선 박정훈 의원, 원외 인사인 김종혁 조직부총장 등이 거론된다.

사무총장 후보군에는 3선인 송석준·이양수 의원과 한동훈 캠프 총괄상황실장을 맡은 신지호 전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여의도연구원장엔 친한계 초선인 고동진·김소희 의원 등이 거론된다. 앞서 한 대표는 당대표 비서실장에 재선인 박정하 의원을 임명한 바 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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