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유현에게 연세대와 맞대결이란? “확실히 재미있다”
고려대는 또 한 번 더 MBC배 정상에 섰다. 지난 17일부터 경상북도 상주시에서 10일간 펼쳐진 제40회 MBC배 전국대학농구 상주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통산 14번째 우승이다. 더불어 2017년부터 출전한 MBC배에서 31연승을 질주 중이다. 이는 MBC배 기준 중앙대의 34연승에 이어 역대 2위 기록이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고려대와 연세대의 맞대결이었다.
올해부터 대학농구리그 전체 일정을 늘렸다. 예전에는 1학기까지 정규리그를 모두 마친 뒤 2학기에서 플레이오프를 치렀지만, 올해부터 다시 2학기에도 팀당 4경기씩 정규리그를 소화하는 걸로 바꿨다.
이 때문에 올해 대학농구리그에서 고려대와 연세대의 맞대결이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두 팀의 경기는 9월 2일 예정되어 있다.
우승 전력인 두 팀이 MBC배 4강 또는 결승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되었고, 실제로 결승에서 맞붙었다. 고려대는 무적 방패로 연세대의 3점슛을 앞세운 창을 무력화시키며 64-57로 꺾고 우승했다.
문유현(181cm, G)은 이번 대회 5경기에 나서 평균 10점 2.4리바운드 3.6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득점은 석준휘의 10.2점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이 올렸지만, 야투 성공률이 33.3%(21/63)로 좋지 않았다.
문유현은 지난해 MBC배에서 평균 10.2점 2.2리바운드 3.8어시스트 0.8스틸로 올해와 비슷한 기록을 남겼다. 다만, 야투 성공률이 50.0%(21/42)로 훨씬 좋았다.
주희정 고려대 감독은 “이번 MBC배에서 문유현(이 가진 기량)이 만약 100이라면 50 정도만 했다”며 “슬럼프는 아닌데 너무 잘 하려고 하니까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 이 시기를 넘기면 더 좋은 선수가 될 거다”고 했다.
문유현은 “대학리그는 일주일에 한 경기씩 진행되는데 MBC배는 한 지역에서 10일 동안 5~6경기를 하기에 체력이나 심적으로 잘 잡아야 한다. 흔들리는 요소가 많다”고 “경기를 치르고 나면 최대한 잘 먹고 잠을 일찍 자려고 했다. 대학리그와 다르게 치료도 많이 받고, 자기가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대학 입학 후 2번째 MBC배를 치른 소감을 전했다.
주희정 감독이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기량을 냉정하게 평가했다고 하자 문유현은 “우리가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해서 우리 팀 동료들, 형들, 동생들, 동기들, 팬분들께 고맙고, 미안하다”며 “개인적으로 반성도 많이 해야 하고, 욕도 많이 먹어야 한다(웃음). 실망스러운 경기를 MBC배 내내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경기를 전체적으로 봤는데 리딩도 못했고, 포인트가드로 저의 공격보다 어시스트를 하는 등 팀이 톱니바퀴처럼 잘 돌아가게 했어야 하는데 판단력이 안 좋았다”며 “그래서 스스로 실망을 많이 했고, 보완을 해야 하는 점이다. 이제 알았으니까 앞으로 이런 경기력은 없다고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문유현은 연세대와 맞대결을 언급하자 “학교 명예가 걸린 경기다. 두 학교의 자존심이 걸렸고, 관중도 다른 경기보다 많아서 긴장되고, 설렜고, 힘이 더 많이 들어갔다. 그래도 확실히 경기를 뛰면 재미있다”며 “다른 경기라면 실수 하나를 해도 다른 걸로 넘어갈 수 있는데 연세대와 경기에서는 하나의 실수도 용납이 안 된다. 사소한 것부터 잘 해야 한다”고 했다.
고려대는 8월 중 일본에서 열리는 2024 월드 대학농구 시리즈에 출전하며, 9월 2일 연세대와 맞대결로 대학농구리그를 다시 시작한다.
문유현은 “일단 농구를 좀 멀리 둘 생각이다(웃음). 스트레스도 최근 많이 받고, 농구를 하는 게 두려웠다. 자신감도 많이 없고, 힘들었다”며 “다시 정비를 잘 해서 관계자분들이나 저를 지켜보시는 분들께 꾸준한 경기력을 선보일 것을 약속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사진_ 점프볼 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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