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짝 추격하는 해리스 ‘돌풍’에···당혹스러운 트럼프 캠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유력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을 100일 앞두고 다수 경합주에서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며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따라붙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구원투수’로 나선 해리스 부통령이 예상보다 빠르게 지지세를 키우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고령 논란’에 휩싸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한 직후 전광석화로 민주당 대선 후보 지위를 굳혔다. 하루 만에 대의원 과반 지지를 확보한 데다, 선거 본부에는 1억2000만달러(약 1660억원)가 넘는 기부금이 쇄도했다. 침묵을 지키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까지 지난 26일 지지를 선언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대선후보 가도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틱톡과 엑스(옛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해리스 부통령을 소재로 한 각종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확산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틱톡 분석 결과 지난 30일 동안 해리스 부통령을 언급한 게시물이 전보다 455% 증가했다고 전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런 밈은 이스라엘에 대한 대응과 나이를 이유로 바이든에게 미온적 태도를 보이던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태생)가 주로 퍼뜨렸다”며 “이제 미 역사상 최고령 대선 후보는 바이든이 아니라 트럼프이고, 이는 해리스에게 ‘젊은층에게 더 친숙한 후보’라고 자신을 소개할 기회를 줬다”고 분석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급부상에 트럼프 캠프는 우왕좌왕하고 있다. 갑자기 경쟁 상대가 고령 백인 남성에서 50대 흑인 여성으로 바뀐 데 따라 선거 전략을 대폭 수정하는 게 불가피해졌는데, 그 사이 공화당에선 통일되지 않은 메시지가 산발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은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를 상대로 한 공격 노선을 찾느라 고군분투 중”이란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 바이든 대통령이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붙였던 “덜 떨어진” “불쾌한” 같은 표현을 마구잡이로 해리스 부통령에게 반복하는 것이 이를 방증하는 사례로 꼽힌다.
뉴욕타임스(NYT)는 해리스 부통령이 등판한 후 불과 며칠 만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언론의 머리기사와 관심사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해 3월 성관계 입막음 돈 지급 혐의로 첫 기소된 후부터 언론의 집중적 보도를 누려오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낯선 분위기에 당혹스러워한다고 NYT는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캠프 측은 인종·성별을 본격적인 공세 소재로 꺼내 들 소지가 다분하다고 미국 매체들은 분석한다.
다만 이런 전략은 역풍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J D 밴스 상원의원은 과거 해리스 부통령을 ‘캣레이디(자식 없이 고양이와 사는 여성)’라고 부른 일이 SNS 등에서 재조명되면서 비판의 대상이 됐다. 이를 두고 “공화당원들은 (여태 제대로 검증된 적 없는) 밴스 의원에 대해 벌써 부정적 입장을 보인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26일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와 여론조사기관 해리스엑스가 공개한 온라인 여론조사 결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45%로 트럼프 전 대통령(47%)을 2%포인트 격차로 추격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 다음 날인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유권자 등록을 마친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주자이던 지난 19~21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8%포인트 뒤처지던 것보다 격차가 줄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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