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묻지마 베팅에 개미들 피눈물”…올해 상장 10종목 중 7개 공모가 밑돌아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올해 증시에 신규 입성한 종목 10곳 중 7곳은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며 부진하다.
다만, 이들 가운데 절반은 현 주가가 처음 공모가를 결정하기 위해 잠재 투자자에게 안내한 희망범위 아래로까지 추락하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상장 주관사가 처음 제시했던 희망범위 안에서 공모가가 결정됐다면 상장 이후 현재 손실 구간에 진입한 상당수 투자자들의 손실도 줄어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적정가격 산출 기능 상실
개인 투자자들만 피눈물
올 신규상장 34개사 중
23개사가 공모가 하회
다만, 이들 가운데 절반은 현 주가가 처음 공모가를 결정하기 위해 잠재 투자자에게 안내한 희망범위 아래로까지 추락하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밸류에이션이 적절하게 제시됐음에도 지나친 공모주 물량 확보 경쟁에 공모가가 부풀려지고 투자자 손실도 커지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 34곳 가운데 약 68%에 해당하는 23곳이 현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하락한 상태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상장 주관사가 동종업계 다른 기업과 비교를 거친 다음 소폭 할인율을 적용해 예비 상장사에 책정한 일종의 ‘적정 가격’이다.
올해 새내기주 가운데 당초 상장 주관사가 제시한 희망범위 내에서 공모가를 결정한 곳은 시프트업, 이노스페이스,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그리드위즈, HD현대마린솔루션 등 5곳 뿐이었다.
만약 상장 주관사가 처음 제시했던 희망범위 안에서 공모가가 결정됐다면 상장 이후 현재 손실 구간에 진입한 상당수 투자자들의 손실도 줄어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가령 지난 3월 상장한 오상헬스케어의 경우 현재 주가가 1만5540원으로 공모가 2만원에 비해 약 22% 빠진 상황이다. 하지만 회사는 당초 주당 공모가 희망범위로 1만3000~1만5000원을 제시했다. 그 상단에만 공모가가 결정됐다면 현 주가는 이익을 보는 구간인 셈이다.
오상헬스케어가 당초 희망범위 상단 가격보다 무려 30% 높은 2만원에 공모가를 정한 데엔 기관 투자자들의 ‘묻지마 상초(상단 초과) 베팅’이 영향을 미쳤다.
당시 수요예측에 참여한 2007곳의 기관 가운데 80%가 넘는 곳이 2만원 이상 가격을 써냈다.
국내 증권사 한 IPO본부장은 “상장 주관사는 발행사(신규 상장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입장이기 때문에 발행사가 갑이 되고 주관사는 을이 된다”며 “대다수 기관이 희망범위 상단을 훨씬 웃도는 가격을 제시했음을 발행사가 알고 있는 상황에서 주관사가 마음대로 그 가격은 너무 비싸다고 공모가를 낮춰 정하기란 어렵다”고 전했다.
기관들의 ‘묻지마 베팅’엔 한주라도 물량을 더 받은 다음 상장 첫날 털어내 큰 차익을 노리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규 상장사의 상장 당일 주가 가격제한폭이 공모가 대비 60~400%(기존 63~200%)로 확대되며 이같은 경향이 더 심해졌다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운용자산(AUM)이 수백억원대에 불과한 소규모 공모주 기관 투자자들이 난립하고 있다.
공모액의 30%는 개인 투자자에, 코스닥의 경우 25%가량을 코스닥벤처펀드에, 또 약 5%는 우리사주에 배정하고 나면 기관 투자자에 돌아가는 몫은 크게 제한된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300억원 정도를 공모한다고 치면 중소 운용사가 300만~400만원 정도를 받아가는 데 그친다”며 “어차피 받아간 물량이 얼마 안 되니 첫날 아침에 쏟아내고 나가면 된다는 식”이라고 말했다.
‘공모가 뻥튀기’에 따른 주가 급락이 거래가 끊긴 채 시장에서 버려지는 종목을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최근 새내기주 주가 과열이 안정세에 돌입하면서 공모가 부풀리기 역시 자연스레 해결되리라는 낙관도 제기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작년 말, 올해 초까지만 해도 400%가량 상승한 상태서 일주일 정도는 버티다 서서히 조정을 받았다면 최근에는 상장 첫날 주가부터 공모가 대비 손실이 찍히는 곳들이 나오고 있다”며 “서서히 수요예측도 정상으로 회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친구들이 사라졌다”…제천 학현계곡서 대학생 2명 심정지 상태로 발견 - 매일경제
- 등산하다 40년 된 코카콜라 발견…뚜껑따서 마셨더니 “색깔도 맛도 그대로” - 매일경제
- “의사 부족대란 오나”…내년 의사 국시 364명만 접수, 전체 11% 불과 - 매일경제
- “아들 떠나고, 가상화폐 투자 실패”…배우 박규점, 납골당서 오열한 사연 - 매일경제
- 태어날 때부터 ‘반쪽 심장’ 소녀…비아그라가 살렸다, 대체 무슨 일? - 매일경제
- “요즘은 은행도 불안, 예금자보호 1억으로 높이자”…24년째 묶인 법, 국회 문턱 넘을까 - 매일
- “울 회장님 슬퍼하시겠다” 1년새 175만명 급속 이탈…이 앱 대체 무슨 일? - 매일경제
- “결국 곪은 게 터졌다”…예견됐던 티몬·위메프 사태, ‘역대급 할인’의 함정 - 매일경제
- “에버랜드보다 재밌는데?” 파격 또 파격…여름 민속촌은 놀라웠다 - 매일경제
- ‘펜싱 황제’ 오상욱, 대한민국에 파리올림픽 첫 金 선물…개인전 그랜드슬램+올림픽 男 사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