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푸대접'에 '길바닥 소변기'까지... 파리올림픽 혹평 쏟아져
프랑스 국가 이미지까지 비난 화살
칸막이 없는 '노상 소변기' 영상엔
"올림픽 개최자격 있나"혹평 폭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2024 하계올림픽에 대한 국내 누리꾼들의 이미지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 27일(한국시간)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올림픽 주최 측의 잇따른 '한국 차별' 의혹이 제기된 탓이 크다. 누리꾼들은 올림픽 기간 중 파리 길거리에 설치된 '칸막이 없는' 남성용 소변기를 찍은 유튜브 영상을 두고도 '답이 없다' 등의 혹평을 쏟아냈다.
"우리한테 계속 왜 저러는 건가"
26일(현지시간) 파리올림픽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이날 개회식에서 배를 타고 파리 센강에 등장한 각국 선수단의 사진이 실렸다. 206개 참가국 선수단들이 자국 국기를 흔들며 강변에 늘어선 관중에게 인사하는 모습이었다.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들을 소개하며 "빛의 도시에 전 세계 선수들이 도착했다"고 했다.
그런데 유독 대한민국 선수단의 사진만 다른 나라 선수단 사진과 비교해 '품질'이 떨어진 것이 논란거리가 됐다. 300명 이상의 선수단을 파리에 보낸 미국·일본·중국·캐나다 등의 경우 선수들 얼굴과 함께 이들이 흔드는 국기까지 굉장히 선명하게 찍혔다. 대규모 인원을 파견한 이들 나라뿐 아니라 10명 내외의 선수로 구성된 키프로스, 출전 선수 5명이 채 안 되는 부탄도 사진 속 선수단 모습과 국기 여러 개가 또렷했다.
반면 한국 선수단 사진에선 선수들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그마저도 흐릿하게 찍힌 실루엣인 데다 태극기 또한 한국인이 아니면 알아채기 어려울 정도로 초점이 흐려져 단 2개만 앵글에 담겨 있었다. 공식 계정에 게재된 선수단 사진 가운데 국기·선수 모습을 제대로 찾을 수 없는 것은 한국이 유일했다.
국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다른 나라와 한국 선수단 사진을 비교한 이미지가 속속 올라왔다. 개회식 당시 주최 측이 한국 선수단을 '북한 선수단'으로 잘못 부른 사실이 이미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진 터라 누리꾼들의 불만은 폭발했다. "우리한테 계속 왜 저러는 건가", "한국을 북한으로 부른 게 고의가 맞을 것" 등의 비난세례가 이어졌다.
뒤이어 '오타 논란'도 벌어졌다. 파리올림픽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은 27일(현지시간)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오상욱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실었는데, 오상욱의 영문 이름을 '오상욱(Oh Sanguk)'이 아닌 '오상구(OH Sangku)'로 올린 것이다. 주최 측은 얼마 지나지 않아 오상욱의 영문명을 바르게 고쳤다.
그러나 누리꾼들의 불만은 멈추지 않았다. 일부 커뮤니티에선 "프랑스는 '유럽의 중국'이다"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자국민의 정서와 문화를 중화사상의 일부라고 추켜세우면서, 타국의 역사적 유산 등은 '동북공정' 등을 내세워 깎아내리는 중국의 모습이 이번 올림픽에서 프랑스가 한국을 대하는 태도와 닮았다는 논리다.
칸막이 없는 노상 소변기..."올림픽 개최자격 있나"
격앙된 누리꾼들은 최근 공개된 파리 길거리의 '노상 소변기' 장면이 담긴 영상에 대해서도 혹평을 이어갔다. 파리 출생 방송인 파비앙은 25일 본인 유튜브 채널에 '파리 올림픽 시작! 과연 준비 됐을까'란 제목의 영상에서 직접 카메라를 들고 올림픽 개막을 준비한 파리 곳곳을 돌아봤다.
영상에서 파리 시내를 걷던 파비앙은 "방금 충격적인 걸 발견했다"면서 길거리에 놓인 여러 개의 간이 화장실을 보여줬다. 특히 남성용 화장실은 칸막이 없이 노출된 소변기 하나로만 돼 있는 모습이었다.
파비앙은 "언론 보도로만 접해서 알고 있었는데, 직접 와보니 실제로 있었다"며 "프랑스가 노상방뇨로 악명이 높다. 파리에 화장실이 많이 없어서 관련 문제가 심각하다"고 언급했다. 이 장면을 본 누리꾼들의 반응도 "저런 임시 화장실은 여름 날씨에 며칠 방치되면 악몽이 된다", "파리는 올림픽 개최자격 없는 것 같다" 등 쓴소리가 주를 이뤘다.
실제로 영국 BBC등 여러 외신은 파리가 화장실 부족 현상 때문에 노상방뇨 및 악취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 파리는 올림픽을 앞두고도 화장실이 모자라 간이 소변기 등을 추가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현종 기자 bell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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