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탓’ 어린이집·유치원, 10년간 29% 문닫았다

어린 아동 다니는 어린이집
유치원보다 가파르게 감소
가정 어린이집은 ‘반토막’
국공립·직장은 오히려 증가

6월 27일 오전 전북 전주 한 어린이집의 출입문이 닫혀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저출생의 영향으로 미취학 아동들이 다니는 기관인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10년 사이 3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정부 공식 집계인 교육통계, 보육통계를 종합하면 지난해 전국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총 3만7395곳으로 나타났다. 1년 전인 2022년(3만9천485곳) 대비 5.3% 줄어든 수준이다.

어린이집·유치원은 2014년 5만2568곳으로 전년 대비 0.2% 늘어난 이후 9년 연속 감소했다. 특히 10년 전인 2013년(5만2천448곳)과 견주면 1만5천53곳(28.7%)이나 가파르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집·유치원이 감소한 것은 이들 기관의 신설보다 폐원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저출생 여파로 원아가 줄어들면서 운영이 어려운 어린이집·유치원이 문을 닫은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저출생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유치원보다 어린 아동이 많이 다니는 어린이집이 더욱 타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행법상 유치원은 만 3세부터 초등학교 취학 전까지 아동, 어린이집은 연령 제한 없이 취학 전 아동이 다닐 수 있게 돼 있다.

지난해 어린이집은 2만8954곳으로, 전년(3만923곳)에 비해 6.4% 감소하면서 3만곳 미만으로 떨어졌다. 10년 전인 2013년(4만3천770곳)과 비교하면 33.8%나 감소한 수준이다.

유형별로 증감에 차이도 있었다. 가장 어린 만 0∼2세 영유아가 주로 다니는 가정 어린이집이 10년간 가장 큰 폭인 54.8%(2만3632곳→1만692곳)나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민간(39.8%) ▷법인·단체 등(36.5%) ▷사회복지법인(16.2%) ▷협동(3.9%) 순으로 어린이집 감소율이 높았다.

반면 ▷국공립(2332곳→6187곳)은 165.3% 늘었고 ▷직장(619곳→1천308곳) 역시 111.3% 늘어 대조를 보였다.

지난해 유치원의 경우, 1년 전(8562곳)보다 1.4% 감소한 8천441곳으로 나타났다. 2013년(8678곳) 대비 2.7% 줄었다.

유형별로는 사립 유치원이 2013년 4101곳에서 지난해 3308곳으로 19.3% 감소했다. 이에 반해 공립 어린이집(4574곳→5130곳)은 12.2% 늘었고, 국립 어린이집(3곳→3곳)은 변함없었다.

어린이집·유치원 감소는 저출생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가파르게 감소하면 영유아 교육·보육 환경 악화로 저출생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악순환을 막고 양육 환경의 불안 요소를 없애기 위해 유보통합(교육부·보건복지부로 나뉜 유아교육·보육 관리체계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저출생 여파로 운영이 어려워진 민간·사립 어린이집·유치원을 중심으로 줄어들고 있다"며 "반면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국공립 어린이집·유치원 확충 정책 때문에 국공립 기관은 늘었다"고 설명했다.

k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