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쓰면 알바비 드려요" 또 피싱 사이트 출몰…매년 증가
구체적 피해는 확인 안돼…인터넷진흥원 신고
서울시 지난해 피해액 전년 대비 23배 ↑
해외 사이트 범행 늘어 차단 등 난항
[파이낸셜뉴스] #. 30대 여성 A씨는 쇼핑몰 후기를 작성하면 돈을 준다는 아르바이트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제품을 구매하고 우호적 리뷰를 쓰면 원금과 함께 수익금 10~30%를 돌려주는 부업이었다. A씨는 더 큰 돈을 벌기 위해 수백만원 넘는 고가품을 여러 차례 구매하고 쇼핑몰에 리뷰 댓글을 달았다. 업체측은 "사정이 있으니 입금은 나중에 해주겠다"며 리뷰를 독려했다. A씨는 1억원 가까이 입금했지만 돈은 돌려받지 못했고, 업체측 연락은 두절됐다. 나중에 알고보니 A씨가 이용한 쇼핑몰은 유명 쇼핑몰을 사칭한 가짜 사이트였다. 자금을 결제하고 구매하는 과정도 모두 가짜였다.
#. 온라인 가구 쇼핑몰 '마켓비'는 최근 고객들로부터 "사칭 사이트를 운영하는 업자가 가짜 리뷰 알바를 모집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고객들이 알려준 사이트는 'marketb00.com'이라는 사이트로 회사 홈페이지와 유사했다. 대표 이름과 사업자등록번호까지 똑같이 적혀있었다. 마켓비측은 최근 홈페이지에 공지를 띄우고 "피싱 사이트를 주의해달라"고 요청했다.
온라인 쇼핑몰 사칭 사기가 잇따르고 있다. 사기 업자는 가짜 쇼핑몰을 만들고 "물건 구매 후 좋은 리뷰를 쓰면 구매금액과 수익금을 되돌려준다"며 피해자를 현혹한 뒤 잠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반에는 원금과 수익금을 고스란히 되돌려줘 신뢰를 쌓은 후 피해자들이 고가 물건을 구매토록 유도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온라인 가구업체 마켓비가 대표적 사례다. 마켓비를 사칭한 이 업체는 '마켓비 제휴 쇼핑몰'이라며 고객에게 알바를 제안했다. 물건을 특정 장소로 주문하고 후기를 쓰면 상품 가격의 10%를 현금으로 준다는 내용이었다. 마켓비 공식 사이트와 유사한 홈페이지 주소를 공유하며 접속을 유도했다.
마켓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피해사실을 확인하지는 못했다. 호스팅사에서 싱가포르발 디도스 공격이 있었음을 확인했다"면서도 "인터넷 사기가 빠르게 확산될 우려가 있는 데다 회사 인지도가 있는 편이어서 피해가 커질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디도스 공격은 대규모 동시 접속 요청을 일으켜 시스템 마비를 일으키는 사이버 공격을 말한다.
이 업체는 홈페이지에 공지를 올리고 "소비자들은 물건을 구매할 때 누군가에게 링크로 받은 홈페이지 주소를 누르지 말고 검색 사이트를 통해 공식몰을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회사 측은 구체적인 피해가 확인되지 않아 경찰 대신 한국인터넷진흥원에 관련 내용을 신고했다.
이밖에 쿠팡, LG전자, 이마트몰 등 유명 업체를 사칭한 사기도 보고되고 있다. 문자, 카카오톡을 통해 접근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홍보한 뒤 상품 구매를 하게 하고 수익금을 나누는 방식이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관련 피해 접수액은 4억3900만원으로, 전년(1940만원) 대비 23배 급증했다.
경찰에 따르면 보이스피싱을 저지르는 사기조직들이 최근 쇼핑몰 리뷰 알바 사기까지 추가해 범행을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검거한 사이버금융범죄 조직원들 중 일부는 보이스피싱과 마약류 판매를 포함해 리뷰알바 사기에도 손을 댔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온라인 영역이 확대되면서 사기 유형이 계속 진화하고 있다"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접속 차단을 위한 절차를 당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의 신속한 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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