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홈!” 유럽 관광지 주민들이 시위 나선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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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철이 한창인 가운데, 주요 관광지로 손꼽히는 유럽 각 도시에서 과도한 관광객 유입 반대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각) 미국 시엔엔(CNN) 방송은 이달 초부터 네덜란드, 그리스, 스페인 등에서 현지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과잉 관광'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집값, 임대료 상승 문제뿐 아니라 일부 관광객들이 각 도시의 문화 유산을 훼손하는 등의 돌발 행동을 하는 문제도 현지인에게는 골칫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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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철이 한창인 가운데, 주요 관광지로 손꼽히는 유럽 각 도시에서 과도한 관광객 유입 반대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관광객은 집으로 돌아가라!”
27일(현지시각) 미국 시엔엔(CNN) 방송은 이달 초부터 네덜란드, 그리스, 스페인 등에서 현지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과잉 관광’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달 6일 스페인 유명 도시 바르셀로나에서는 시위대가 방문객을 향해 물총을 쏘는 모습이 포착됐다. 최근에는 스페인의 섬 마요르카에서 수천명이 거리로 나와 당국의 관광 정책이 “노동자를 빈곤하게 하고 극소수만을 배불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명 관광지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이렇게 관광 반대를 외치는 배경에는 임대료와 집값 인상 문제가 있다. 예컨대 부동산 업체들이 일반 주거지를 사들여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단기 임대형 주택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고수익을 올리는 단기 임대업에 뛰어드는 업체가 많아질수록 매물은 줄고, 가격은 높아진다. 자금력이 달리는 현지인들이 집을 사기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바르셀로나에서 교사로 일하는 카를로스 라미레즈는 자신이 첫 주택을 마련하기 위해 수년 동안 저축했고 나쁘지 않은 임금을 받고 있다면서도 현지 부동산 가격이 너무 오르는 터라 엄두를 내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지금 바르셀로나에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2∼4명씩 같이 사는 수밖에 없다”면서 “현지인, 특히 젊은이들이 도시에서 자기만의 공간을 갖기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바르셀로나에서 임대료는 지난 10년 동안 약 68% 올랐고 이런 현상은 유럽 주요 도시에서 비슷하게 나타난다.
일부 나라들은 과잉 관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체적인 대책을 강구하기도 한다. 예컨대 이탈리아 베네치아시 당국은 올해부터 4~7월 주말 및 공휴일에 도시로 들어오는 관광객에 입장료 5유로(약 7400원)를 부과하기로 한 바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시도 최근 일부 크루즈 관광객에 대한 세금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나아가 시는 단기 임대형 아파트 1만여채의 등록을 말소시킬 계획도 세우고 있다.
집값, 임대료 상승 문제뿐 아니라 일부 관광객들이 각 도시의 문화 유산을 훼손하는 등의 돌발 행동을 하는 문제도 현지인에게는 골칫거리다. 예컨대 지난해 한 독일 남성이 이탈리아 피렌체 시뇨리아 광장에 있는 16세기 넵튜누스 분수에서 사진을 찍으려다가 조각상을 훼손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런 문제로 당국이 공식적으로 관광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한다. 지난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시는 18∼35살 남성 관광객에게 반사회적 행위에 대한 처벌을 경고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런 관광 억제 정책에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보다 부유한 관광객만 끌어들이게 되고 결과적으로 물가상승과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겪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세바스티안 젠커 코펜하겐 비즈니스 스쿨 교수는 “관광객을 통해 벌어들인 돈이 지역과 일자리에 투자돼 시민들이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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